CJ ENM, 삼성전자와 가상 콘텐츠 스튜디오 만든다

"가상현실 기반 '미래형 콘텐츠' 생산 가속도"
CJ ENM 콘텐츠 스튜디오에 삼성전자 미래형 디스플레이 ‘더 월’ 들여
더 월을 활용한 버추얼 스튜디오 가상 이미지 (제공=삼성전자)
CJ ENM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미래형 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한 버추얼 스튜디오 구축에 돌입한다고 26일 밝혔다.

CJ ENM은 연내 완공을 목표로 짓고있는 버추얼(가상) 스튜디오에 삼성전자의 최신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더 월'을 들인다. 촬영 세트 한 쪽 벽면에 대형 LED 스크린을 둘러 배경으로 쓰는 식이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폭이 약 20m, 높이는 7m 가량이다. CJ ENM은 "가상 스튜디오에 삼성전자 더월을 쓰는 것은 세계 최초"라며 "버추얼 스튜디오가 완공되면 미래형 콘텐츠 제작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LED 패널로 배경을 쓰면 '그린 스크린' 등 크로마키 기법을 쓸 필요가 없이 촬영 단계부터 곧바로 특수 시각효과를 줄 수 있다.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배우와 가상세계 배경을 따로 합성하는 대신, LED 패널에 가상 세계 모습을 송출해 촬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공지능 로봇 등을 다룬 미국 공상과학 드라마 '웨스트월드'는 LED패널을 배경으로 촬영해 미래 세계를 표현했다.
작년 미국 에미상에서 특수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디즈니플러스의 '더 만달로리안' 등이 이 기법을 썼다. 미래 세계를 다룬 미국 드라마 '웨스트월드'도 LED 패널을 두른 촬영장에서 드라마를 찍었다. 이 스튜디오가 완성되면 CJ ENM의 콘텐츠 제작 역량이 크게 늘 전망이다. 일단 콘텐츠 제작비가 대폭 절감된다. 실제 세트를 설치·철거할 필요도, 외국 로케이션 촬영을 갈 필요도 확 줄어서다. LED 화면에 3D 배경을 투사한 채 촬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후반 작업 기간 등 제작 기간도 줄어든다.
LED 패널을 쓰면 배경 그린스크린을 쓰지 않아도 된다. 디즈니/마블엔터테인먼트
배우들이 연기 몰입도를 유지하기도 좋다. 온통 초록색 천에 둘러싸인 대신 이야기상 배경을 눈으로 볼 수 있어서다. LED 패널을 활용해 콘텐츠를 메타버스, XR공연 등 다양한 가상현실 기술과 융합할 수도 있다.

CJ ENM은 경기도 파주에 ‘CJ ENM 콘텐츠 스튜디오'를 짓고 있다. 국내 최대인 21만2883㎡(축구장 32개) 규모로 총 13개동이 들어선다. 이중 한 개 동을 버추얼 스튜디오로 만든다.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는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구축에 한 발 더 가까워지게 됐다”며 “버추얼 프로덕션을 통해 K-콘텐츠의 명가인 CJ ENM의 콘텐츠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 지 세계 시장에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웰메이드 IP를 양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려 글로벌 토탈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현존하는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더 월’을 CJ ENM 콘텐츠 스튜디오에서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이번 공급을 신호탄으로 버추얼 프로덕션 구축을 통한 최고의 콘텐츠 제작 환경의 제공으로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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