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철수' LG, 아이폰 판다

LG베스트샵서 애플 제품 판매
이르면 내달부터 구매 가능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하는 LG전자와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원하는 애플이 손을 잡았다. 양사는 이른 시일 내에 LG전자의 오프라인 매장인 ‘LG베스트샵’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4월 모바일 사업 철수 의사를 밝힌 뒤 애플을 비롯한 여러 해외 스마트폰 브랜드와 협업을 논의했다. 그 결과 애플 모바일 제품군을 전국 400여 개 LG베스트샵에 입점하는 방안을 최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부터 LG베스트샵 내 모바일 매장에서도 아이폰과 태블릿 PC인 ‘아이패드’,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등 애플 모바일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애플의 ‘맥’을 비롯한 노트북 및 PC와 무선이어폰 ‘에어팟’ 등 LG전자의 현 주력 제품군과 부딪치는 경쟁 제품은 판매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판매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LG베스트샵에서 애플 모바일 제품을 판매하는 건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오는 7월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한 뒤에도 LG베스트샵에서 모바일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해온 모바일 매니저의 고용을 상당 부분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을 철수하더라도 기존 모바일 관련 인력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인 아이폰 입점을 통해 LG베스트샵으로의 방문객 유입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 입장에선 ‘삼성전자 안방’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오프라인 판매 매장 수를 확대함으로써 한국 모바일 시장 1위 삼성전자를 추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업계는 모바일 사업에서 애플과 LG전자의 협력이 앞으로도 강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는 곧 자사 임직원몰을 통해서도 아이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임직원몰에서 LG폰이 아니라 타사 제품을 판매하는 건 처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애플의 입점 관련)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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