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또 치킨게임…HMM도 노심초사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대대적인 선박 발주에 나서고 있다. 화물대란에 따른 운임 급등을 계기로 본격적인 ‘덩치 키우기’ 경쟁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2010년대 초반 해운업계를 강타한 ‘치킨게임’이 또다시 촉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글로벌 톱10 선사의 컨테이너선 발주 잔량은 31일 기준 294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다. 선박 수로는 222척에 달한다.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의 MSC가 72만4000TEU(40척)로 가장 많다. 국내 유일한 원양선사인 HMM(세계 8위)의 총선복량(81만8000TEU)에 버금가는 규모다.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7위)과 프랑스 CMA CGM(4위)의 발주량도 각각 67만8000TEU(71척)와 53만1000TEU(42척)에 달한다.HMM의 선박 발주 잔량은 1만6000TEU급 2척으로, 글로벌 톱10 중 가장 적다. HMM은 발주를 준비 중인 1만3000TEU급 선박 12척을 2023년까지 인도받아 100만TEU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선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선박 조기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HMM이 ‘규모의 경제’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톱10에서 탈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해운협회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여건상 200만TEU의 선복량을 확보해야 글로벌 선사와의 경쟁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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