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조합원 자격 강화해야…안전진단 판정나면 양도 제한"

오세훈 시장, 국무회의서 건의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투기 방지를 위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를 개정해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자격 제한과 지분 쪼개기 차단 등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투기거래 억제를 위해 이 같은 세 가지 사항을 제안했다.우선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조합원 자격 제한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실거주 요건 강화 등의 조치를 내놨지만 부동산 안정화에는 역부족”이라며 “도정법 제39조(조합원 자격)와 제77조(분양받을 권리 산정 기준)를 개정해 조합원 자격 제한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재개발·재건축 모두 조합원 자격 제한일을 획기적으로 앞당겨야 한다는 게 오 시장의 생각이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조합원 자격 제한일을 현행 ‘조합설립 인가 후’에서 ‘안전진단 판정 후’로 앞당기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안전진단 판정 후에는 재건축 아파트를 사도 조합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개발 사업을 할 때도 조합원 자격제한 기준을 현행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에서 ‘조합설립 인가 후’로 당겨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로 조합원 자격 제한일 이전에 투기세력 침투나 지분 쪼개기를 통한 주택 분양권 취득 등을 차단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에선 주택 등 건축물을 분양받을 수 있는 기준일 이전에는 필지 분할, 단독 및 다가구의 다세대 전환, 토지 및 건물 분리 취득, 나대지 신축 등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이 같은 지분 쪼개기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엄격히 제한해 반드시 필요할 때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마지막으로 부동산 거래 신고의 검증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현행법에선 광역자치단체가 부동산 거래관리 시스템에 접근하고 이를 활용할 권한이 없다”며 “국토교통부의 권한과 사무를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해달라”고 요청했다.

오 시장은 “앞서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로 지정하면 효력이 즉시 발생하도록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건의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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