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최대 재건축' 월계시영 소형이 10억원

현장 레이더

광운대 역세권 개발 등 호재
노원구 미성·미륭·삼호3 재건축
성산시영보다 큰 3930가구
내달 초 예비 안전진단 재도전

2026년 GTX-C 개통 예정
삼호3차 전용 59㎡ 9억 신고가
미륭 51㎡ 호가 8.5억원 육박
다음달 예비 안전진단 신청을 앞둔 서울 월계동 월계시영 미륭아파트. 하헌형 기자
서울 강북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미성·미륭·삼호3) 아파트값이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흔히 ‘미·미·삼’으로 불리는 이 단지는 준공된 지 30년이 넘어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여기에 서울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역세권 개발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신설 등 굵직한 개발사업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몸값 10억원 육박한 월계시영

월계시영(3930가구)은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3710가구)과 함께 서울 강북의 몇 안 되는 3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재건축 사업지로 꼽힌다.
단지는 모두 전용면적 33~59㎡의 소형으로 구성돼 있다. 미성과 미륭은 1986년, 삼호3차는 1987년 완공돼 재건축 가능 연한(30년)을 넘겼다. 하지만 2019년 10월 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아 탈락했다. 월계시영 재건축 추진 준비위 측은 주민 50% 이상의 동의서를 받아 다음달 초 노원구청에 예비 안전진단을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준비위 관계자는 “미성·미륭과 같은 해에 지어진 성산시영도 작년 5월 안전진단을 통과한 만큼 이번엔 재건축을 위한 첫 관문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계시영에서 가구 수(1260가구)가 가장 많은 삼호3차 전용 59㎡는 최근 10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비슷한 층수 매물이 지난달 9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한 지 한 달 만에 호가가 1억원 뛰었다. 월계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광운대역 개발사업 계획이 확정된 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매매 후 실거주가 바로 가능한 집은 한 채밖에 남지 않았다”며 “그마저도 대기 수요자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호3차 전용 59㎡의 대지 지분은 16.75㎡다. 재건축 후 용적률(현재 131%) 상향 등을 고려하면 전용 84㎡ 입주권을 받을 것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관측이다.미륭 전용 51㎡ 역시 매물이 거의 없다. 최근 호가(8억5000만원)는 직전 실거래가(7억7000만원·2월)보다 8000만원 올랐다. 작년 말 6억7000만~6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미성 전용 50㎡는 지난달 8억1900만원에 신고가를 찍은 뒤 호가가 8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광운대역 개발·GTX 등 겹호재

월계시영 일대는 광운대역 역세권 개발과 GTX-C 개통(2026년 예정),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등 개발 호재가 많다. 총사업비 2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광운대역 역세권 개발사업은 지하철역 동남쪽(월계동 85의 7 일대) 유휴 물류 부지(14만8166㎡)에 주거·상업·업무 등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상업·업무 용지에는 호텔과 오피스 등을 갖춘 49층 랜드마크 건물이 세워진다. 지상 35~49층, 11개 동, 2694가구 규모의 주상복합도 들어선다. 서울시는 이 부지 소유주인 코레일, 개발 사업자인 HDC현대산업개발과 1년여에 걸쳐 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달 개발사업 계획을 확정했다. 2025년 준공이 목표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는 “광운대역 역세권 개발이 마무리되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거 공약이었던 ‘서울 동북권 4도심’의 한 중심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통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GTX-C 노선은 경기 양주시 덕정에서 출발해 광운대역과 청량리, 지하철 2호선 삼성역, 경기 과천 등을 거쳐 수원까지 연결된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월계동에서 삼성동까지 GTX로 약 8분이면 도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출퇴근 때 교통 체증을 빚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도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월계시영이 동서로 지상 철로와 중랑천으로 막혀 있는 데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 부지를 빼면 신축 아파트가 들어설 곳이 거의 없어 주거지역으로서 가치는 인근 재개발 지역에 비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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