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내달부터 원유 증산…유가 급등 막겠다"

석달간 감산조치 단계적 완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다음달부터 3개월 동안 원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OPEC+는 소속국들이 다음달 원유를 기존보다 하루평균 35만 배럴 더 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6월에는 지금보다 하루 70만 배럴, 7월엔 하루 110만 배럴을 증산한다. 사우디아라비아도 100만 배럴 규모 자체 감산량을 다음달부터 줄인다. 그간 OPEC+ 감산과 별도로 시행한 감산량을 3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이고 8월부터는 자체 감산을 종료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라 원유 수요가 늘어날 조짐을 보여 OPEC+가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앤 루이스 히틀 우드맥킨지 원유시장담당 부사장은 “감산을 단계적으로 완화해 유가를 적당히 떠받치는 한편 급격한 유가 상승은 막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안을 내놨고 중국 내 수요 지표도 강세”라며 “각국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본 OPEC+가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고 전했다. 유럽 제조업도 활황세가 뚜렷하다. 이날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62.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조사를 시작한 1997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IHS마킷은 “유로존 제조업 생산과 주문이 모두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속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이날 “항공·여행업 등 원유 수요 타격이 컸던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는 “세계 원유 재고가 2~3개월 안에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수요 낙관론에 힘입어 이날 국제 유가는 3% 이상 올랐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은 장중 배럴당 61.45달러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3.87% 뛰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은 전일 대비 3.38% 상승한 배럴당 64.86달러에 손바뀜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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