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에도…화웨이 실적 '선방'

작년 순익 3.2% 증가한 11조원
중국내 스마트폰·PC 판매 호조
지난해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화웨이의 매출과 이익이 모두 늘어났다. 해외 부문 실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중국 내 성장세로 공백을 메웠다.

화웨이는 지난해 매출 8914억위안(약 153조4000억원)과 순이익 646억위안(약 11조1000억원)을 올렸다고 31일 발표했다. 각각 전년 대비 3.8%, 3.2% 증가했다. 순이익률은 7.3%로 지난해 상반기 9.2%에서 다소 내려갔다.지역별 매출 가운데 중국 부문은 15.4% 늘어난 5849억위안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은 미주 지역에서 24.5% 급감하고 유럽·중동·아프리카와 아시아태평양도 각각 12.2%와 8.7% 줄었다. 중국 내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6%로 집계됐다. 중국인들의 소비가 실적 방어에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사업부별로 보면 스마트폰 등 소비자 부문 매출이 3.3% 증가한 4829억위안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스마트워치와 PC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통신장비 부문 매출은 3026억위안으로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클라우드 등 기업 부문은 23% 증가한 1003억위안으로 집계됐다. 화웨이는 지난해 매출의 16.7%에 해당하는 1419억위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누적 R&D 투자는 7200억위안에 달했다.

미국은 2019년 5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기업들은 정부의 허가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와 관련 장비·기술을 팔 수 없도록 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이 제재의 범위를 외국 기업들에까지 확대했다.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첨단 반도체 구입이 막힌 화웨이는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판매가 3300만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 급감했다. 삼성전자와 1위를 다투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6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부인 ‘아너’를 본사가 있는 선전시 정부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또 최근 모바일결제 사업자인 쉰롄즈푸를 인수하면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양분하고 있는 결제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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