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구·게임 'IP 강자'에 1조 베팅한 넥슨

美 해즈브로·日 코나미 등과
협업 확대하고 투자 수익도
넥슨이 지난해 미국과 일본의 장난감·게임업체에 1조원 가까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은 해당 업체와 협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넥슨은 미국 완구업체 해즈브로와 일본 게임업체 반다이 남코, 코나미, 세가 사미 등에 작년 하반기에 8억7400만달러(약 9870억원)를 투자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앞서 넥슨은 지난해 6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업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작년 상반기에 자회사 네오플로부터 1조4961억원을 빌리는 등 현금성 자산을 급하게 확보했다. 넥슨은 계획된 자금의 58% 정도를 작년에 썼다. 넥슨 측은 “투자한 기업은 모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우수한 지식재산권(IP)을 개발·성장시킨 회사”라고 설명했다.

해즈브로는 미국 최대 장난감 제조업체다.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등 유명 IP를 활용한 완구를 판매하고 있다. 넥슨은 게임 ‘버블파이터’ 등으로 해즈브로와 IP 사업을 협력한 적이 있다. 넥슨이 투자한 일본 게임업체들은 유명 게임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반다이 남코는 ‘소울칼리버’ 시리즈, ‘철권’ 시리즈 등을 내놨다. 코나미는 ‘메탈기어’ 시리즈와 ‘위닝일레븐’, 세가 사미는 ‘용과 같이’ 시리즈 등이 유명하다. 넥슨이 확보한 이 업체들의 지분율은 모두 5% 미만이다.

넥슨은 이들 투자 기업을 인수하거나 경영에 참여하는 대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고 밝혔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일방향(linear)적 경험에서 양방향(interactive)으로 변화 중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각 피투자사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넥슨의 다른 기업 지분 확보에는 투자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이 투자한 기업들의 지분 가치는 2억7900만달러(약 3151억원)로 껑충 뛰었다. 6개월 동안 30%가 넘는 평가 수익을 냈다.

넥슨은 올해 나머지 투자 자금 6억2600만달러도 사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디즈니, 일렉트로닉아츠(EA), 닌텐도 등 막강한 IP를 보유한 회사에 넥슨이 투자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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