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함께하자" 윤석열에 '러브콜' 쏟아내는 野

김종인 "尹은 야권 인물
재보선 후 접점 나타날 것"

안철수·유승민·원희룡 "힘 합치자"
5選 정진석 "강연정치부터" 조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5일 전날 사의를 밝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문재인 정부 사람이 아니라 야권 인물”이라며 야당의 정치인임을 강조했다. 정치권이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을 사실상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야권 정치인들은 윤 전 총장이 반문(반문재인) 진영의 기수가 돼주길 기대하고 있다. 김 위원장뿐 아니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도 일제히 윤 전 총장을 향해 “함께하자”는 ‘러브콜’을 보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은 이 정부하고 정면충돌해서 (검찰에서) 나온 사람”이라며 “야권에 속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그는 윤 전 총장의 본격적인 정계 진출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향후 국민의힘과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 전에 정치적인 행위를 하진 않겠지만 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접합점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아직 윤 전 총장을 만나거나 연락받은 일은 없다면서도 “향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이전에 언급한 ‘별의 순간’에 대해서는 “별의 순간은 본인이 판단하는 것이지 제3자가 언제라고 얘기해 줄 수는 없다”며 대권 도전에는 윤 전 총장 자신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대권 도전을 ‘별의 순간’이라고 비유하며, 윤 전 총장을 향해 “그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국가에 크게 기여할 수도, 못 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야권의 유력 인사들도 윤 전 총장에 대해 일제히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안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야권 지지자의 기대가 모여있는 만큼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길에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원 제주지사 역시 “윤 전 총장의 상식과 정의를 지키겠다는 말씀을 국민 앞에 잘 지켜나가길 바란다”며 “이 무법 정권의 연장을 막는 데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야권 정치인들이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섰던 윤 전 총장을 범야권이 얻은 ‘새로운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이재명 경기지사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선 지지율을 다투는 야권의 인물은 윤 전 총장이 유일하다. 내년 대선에서 ‘주인공이냐 페이스 메이커냐’와는 별개로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야권 관계자들은 일단 ‘준비 운동’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영입의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는 5선의 정진석 의원은 이날 중립 지대에서의 ‘강연 정치’를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생각으로 검찰을 박차고 나왔는지 국민께 먼저 자세히 알려야 한다”며 “지금은 정치 결사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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