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팔다 뺨도 맞았죠"…현대차 5000대 판 '판매거장'

진정성과 꾸준함 내세운 안광혁 현대차 영업이사 [인터뷰+]

▽ 입사 33년 만에 누적 판매 5000대 달성
▽ 하루 최대 25건 계약…비결은 '꾸준함'
안광혁 현대차 영업이사. 지난해 6월 목포하당지점 영업부장 시절 안광혁 이사는 5000대 '판매거장'으로 선정됐다. 사진 = 현대차
"고객에게 뺨을 맞았던 날을 아직까지 잊지 못합니다."

입사 33년만에 누적 판매 5000대를 달성해 현대차에서 '판매거장' 칭호를 받은 안광혁 현대차 이사(사진)는 "고객에게 진정성이 깃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면서도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 현대차에 또 한명의 '판매거장'이 탄생했다. 안광혁 현대차 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영업부장이던 안 이사는 입사 33년만에 누적 판매 5000대를 달성, 현대차의 10번째 판매거장이 됐다.현대차는 영업사원들을 격려하고 판매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판매 명예 포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00대 '판매장인' △3000대 '판매명장' △4000대 '판매명인' △5000대 '판매거장'이라는 칭호와 함께 부상을 수여하는 제도다.

매일 손편지 쓴 진정성과 꾸준함…100대 구입한 고객도

안광혁 현대차 영업이사. 사진 = 현대차
'영업이사' 승진으로 올해를 시작한 안 이사는 7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로 '진정성'과 '꾸준함'을 꼽았다.안 이사는 1987년 현대차 영업맨의 삶을 시작했다. 입사 이래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고객들에게 손으로 쓴 편지를 보냈고, 현재도 약 5000명의 고객에게 격주로 우편을 보내고 있다. 금요일에 맞춰 배달되는 그의 편지에는 차량 정보는 물론, 안부 인사와 차량관리·여행·건강 등 주말을 앞둔 고객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 담겨있다.

안 이사는 "편지를 받은 고객분들이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다'며 매우 좋아하셨다. 항상 진심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고객들에게 전해지지 않았을까 싶다"며 웃어보였다. 이러한 진정성에 30년째 그와 인연을 이어가며 100여 대의 차량을 구입한 고객도 있을 정도다.

다만 이러한 자리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를 묻는 질문에 안 이사는 포터 1t 트럭을 주문한 한 고객을 꼽았다. 당시 공장 사정으로 트럭 출고가 지연되면서 곤경에 처한 고객이었다.안 이사는 "출고 지연으로 고객의 생계에 차질이 생겼고, 화가 난 고객에게 설명하다 뺨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믿고 차를 산 고객을 위해 지연된 차량을 조금이라도 빨리 출고시키려 이곳저곳 알아보고 뛰었던 기억이 남는다"고 돌아봤다.

이 날의 경험은 안 이사에게 딜러의 시각을 벗어나 고객의 시각에서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고객이 차를 구매한 뒤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지, 그 계획에 부응하려면 어떠한 차를 어떻게 제공해야 하는지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고객이 알아보러 온 차 구매를 만류하고 다른 차량을 제안하기도 한다.

안 이사는 "고객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차를 팔고자 구매 이후를 고민하며 상담한다. 고객의 상황과 용도에 가장 부합하는 차를 골라야 사용하면서 만족하지 않겠나. 그래서인지 종종 '질문만 하러 왔다가 판매거장 믿고 계약까지 한다'는 고객들도 계시다"고 말했다.

'영업은 사람' 철칙…30년 믿고 거래한 고객도

안광혁 현대차 영업이사. 사진 = 현대차
안 이사는 현재 25개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영업은 사람이다'란 일념으로 다양한 모임에서 인맥을 쌓아 고객을 유치했다. 그 결과 하루 최대 25건의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이후에도 하루에 많으면 3~4건의 계약을 달성하고 있다.

안 이사는 "모임에서 일반 회원으로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총무, 회장 등을 맡으며 구성원과 한층 깊은 관계를 쌓아온 것이 고객 유치의 힘이 됐다"며 "'위기는 기회'라는 생각으로 비대면 영업을 적극 활용하고, 힘든 상황이라 생각하지 않고 일을 즐겼던 점이 위기 속 선방을 이뤄낸 기회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다진 '인맥'의 힘으로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02년 연간 판매량 1위를 달성하며 '전국 판매왕'의 영예를 안았다. 2012년 11월 누적 4000대를 팔아 '판매명인'이 됐고, 8년이 채 되지 않은 지난해 6월 '판매거장' 자리에 앉았다.

안 이사는 "코로나19 상황 속 시장 상황이 불투명하다 보니 고객들의 할부 비중이 늘어난 점이 예년과 달랐다"며 "특히 차별화된 가치를 드러내는 제네시스 시리즈와 친환경차가 특히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자동차는 인생의 동반자'라는 그의 향후 목표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다. 판매거장까지 달성한 그의 경험을 살려 후배들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안 이사는 "후배들이 판매장인, 판매명장, 판매명인, 판매거장 등 각자 목표로 삼은 위치에 갈 수 있도록 방향 설정을 돕고 등을 밀어주고자 한다"고 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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