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백화점 2위, '백화점 놀이' 그만 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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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희 데일리트렌드 대표

“백화점 놀이, 그만두었다”일본 백화점 2위 기업인 J.프론트리테일링의 대표가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백화점 놀이' 근간 무너져
의류 브랜드 백화점 철수 눈사태

일본 백화점 업계의 암울한 현실이 반영된 발언이다. 코로나19로 일본에선 ‘백화점 놀이’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 백화점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들의 백화점 철수가 눈사태처럼 벌어지는 것.

의류 대기업 5개사가 올들어 철수한 매장 수가 무려 3,100개에 달한다. 백화점 놀이를 하고 싶어도 같이 놀 친구가 없는 셈이다.

J.프론트리테일링, 임대료 기반 돌파구 선택

J.프론트리테일링은 새로운 돌파구로 파르코(Parco)를 선택했다. 파르코는 J.프론트리테일링이 보유한 유통체인 중 쇼핑센터 체인이다. 수수료 기반의 백화점과 달리 임대료 기반이다.

최근 오픈한 다이마루 신사이바시점의 경우 백화점 형태를 띄고 있지만 그 안의 65%가 임대형 매장이다. J.프론트리테일링 입장에선 백화점을 운영할 때 500명의 인력이 필요했지만 파르코 매장을 늘림으로써 인력을 300명으로 줄일 수 있었다.

쇼핑센터: 도시 외곽, 대형, 가족 고객
파르코: 도심, 소형, 젊은 고객

파르코는 일반적인 쇼핑센터와는 차이가 있다. 쇼핑센터는 보통 도시 외곽에, 대형으로, 가족 고객 타깃으로 들어선다. 이와 달리 파르코는 도심에, 소형으로, 젊은 고객 타깃으로 만들어진다.

'흥미로운 세입자' 유치 → 부동산 가치 상승

파르코 성공의 관건은 ‘흥미로운 세입자’ 유치다. 월세를 깎아주더라도 멋진 세입자를 유치해야 성공할 수 있다. J.프론트리테일링은 원래 부동산 사업을 잘 하기로 소문난 기업이다. 월세 수입에 연연하기 보다는 멋진 세입자를 유치해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백화점 출신만으론 어렵다는 결단도 주목된다.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여러 사업을 갖고 있는 유통그룹의 경우 핵심 수장은 백화점 출신이 맡는게 일반적이다.

백화점 출신 프리미엄 없애

J.프론트리테일링은 백화점 출신 프리미엄을 없애는 중이다. 2017년까지 J.프론트리테일링 태스크포스팀에 비백화점 출신은 1명 뿐이었지만 현재는 백화점 출신, 파르코 출신, 중도 채용자 등이 3분의 1씩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백화점의 미래가 궁금하다. 일본 백화점을 모태로 삼아 발전해온 한국 백화점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테니 말이다. 지금은 뿌리를 흔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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