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여왕' 김아림의 US여자오픈 제패 비결은 '체육관 훈련'

1주일에 3일 강도 높은 체력 훈련…장타력·아이언샷 정확도 향상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한 김아림(25)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피지컬로는 최고로 꼽힌다. 175㎝의 큰 키에 70㎏이 넘는 체격은 타고났다.

KLPGA투어에서 최장신은 아니지만, 균형 잡힌 체격이라면 김아림을 뛰어넘는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김아림의 장타력은 이런 타고 난 체격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김아림은 KLPGA투어 선수 가운데 체육관에서 체력 훈련을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김아림의 운동량은 어마어마하다.

시즌 중에도 일주일에 사흘은 체육관에서 1시간 30분씩 땀을 흘린다. 어떨 때는 체육관 운동을 일주일에 나흘씩 할 때도 있다.

웨이트트레이닝과 인터벌 유산소 운동, 그리고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스트레칭 등은 강도도 여간 높은 게 아니다.

대회 때 김아림이 라커룸에서 혼자 맨손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칭하는 모습은 선수들에게는 익숙하다. 골프 선수가 아니라 복싱 선수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김아림은 체력 훈련과 스트레칭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김아림이 이렇게 체력 훈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근육의 양과 질, 그리고 체형의 균형은 장타력뿐 아니라 모든 스윙 기술의 원천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김아림의 훈련을 맡은 최차호 관장은 "김아림은 웨이트트레이닝을 밥 먹는 것처럼 꼭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 관장은 3년째 김아림의 운동 프로그램을 짜고, 체육관에서 운동을 지도하고 있다.

김아림이 작년부터 부쩍 아이언샷 정확도가 높아진 비결도 이런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이다.

힘이 붙은 김아림은 아이언 샤프트 무게와 강도를 남자 선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아이언 샤프트 무게와 강도가 높아지자 샷이 좌우로 흩어지는 현상을 확 줄었다.

2017년 30위 밖이었던 그린 적중률은 샤프트를 남성용으로 바꾼 2018년과 작년에는 10위권으로 올라서더니 올해는 10위에 올랐다.

근육은 드로, 페이드 등 다양한 구질을 구사할 수 있게 된 밑바탕에는 아이언을 자유자재로 다룰 힘도 제공했다.

최 관장은 "근육을 길러놓으면 견고한 스윙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특히 경기 막판까지 지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아림은 이번 미국 원정 기간에도 체력 훈련은 빠트리지 않았다.

다만 체육관 장비를 쓰지 않고 맨몸 웨이트트레이닝을 배워 갔다.

낯선 체육관 장비를 함부로 다뤘다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다.

매일 빠짐없이 맨몸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하며 체력을 유지한 김아림은 전장이 길면서 그린이 빠르고 단단한 난도 높은 코스에서, 비와 바람에 추위까지 겹친 악천후 속에서 치른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마지막 3개 홀 연속 버디로 역전극을 썼다.

16일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김아림에게 최 관장은 집에서 수행할 운동 프로그램을 건넬 예정이다.

최 관장은 "강도는 높지 않다.

아직 회복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격리가 끝나면 김아림은 내년을 위해 또 강도 높은 체력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할 게 틀림없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