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봉쇄'만 남았다…정부 사실상 코로나 3단계 가동 준비

정세균 국무총리, 오후 2시 긴급 방역대책회의
코로나 검사를 받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과 경기 지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연일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정부가 사실상 3단계 격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지만 도리어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을 넘어서자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확진자 발생 100명 안팎→한 달 새 1000명까지

교사 확진 판정에 학생들 코로나19 검사 [사진=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30명 늘어 누적 4만2766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950명보다 80명이 늘어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이틀 연속 경신했다.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로 나온 것은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근 11개월만, 정확히 328일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을 유지했던 신규 확진자는 계단식 증가 추세를 보이며 한 달 새 1000명 선을 넘어섰다.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2주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438명→451명→511명→540명→628명→577명→631명→615명→592명→671명→680명→689명→950명→1천30명 등으로, 최근 들어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1002명, 해외유입이 28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928명)보다 74명 늘어나며 1000명을 넘었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서울 396명, 경기 328명, 인천 62명 등 수도권만 786명이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669명)보다 117명 늘어 처음으로 700명 선을 웃돌았다. 서울·경기 모두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부산이 5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대구 28명, 경남 22명, 경북 18명, 강원 17명, 충북 15명, 광주 14명, 대전 13명, 충남 9명, 울산·전북 각 8명, 전남 5명, 제주 3명이다. 비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총 216명이다.전날 새로 확인된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서초구 가톨릭성모병원에서 지난 10일 첫 환자가 발생한 뒤 지금까지 최소 9명이 감염됐고,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단지의 청소 업무를 위탁받은 민간업체 직원 5명이 단체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주에서는 서구와 북구, 광산구에 있는 교회 3곳에서는 총 8명의 확진자가 나와 교회발 집단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이 밖에 전날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관련해 최소 33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고, 부산 동구 인창요양병원 관련 확진자도 최소 57명이 추가됐다.

서울 상황 심각…3단계 격상 발표 가능성도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사진=연합뉴스]
특히 서울 상황이 심각하다.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오전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뒤 '천만시민 긴급 멈춤 기간'을 선포하고 서울형 정밀방역을 시행해 왔다.

이어 이달 5일부터는 밤 9시 이후 상점, 영화관, PC방, 오락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이·미용업, 마트, 백화점 등 일상생활의 문을 닫게 하고 대중교통 운행도 30% 감축하는 등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해당하는 초강수 대책을 강구중이다.

하지만 거리두기를 격상할 경우 1~2주안에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서울시의 예상과 달리, 확진자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면서 감염의 불길을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확진자 증가에 따른 치료 병상 부족 문제까 겹치면서 대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고령이나 기저질환자가 많은 중증환자의 병상의 경우 10일 기준 3개 밖에 남지 않아,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시는 겨우 고대 안암병원 4개, 이대 서울병원 2개, 서울대 병원 8개 등 14개의 중증병상을 확보한 상태다.

무서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 확진자와 이를 치료할 의료인력은 물론 병상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고 있는 '거리두기 3단계' 카드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거리두기 3단계는 사실상의 '도시봉쇄' 수준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3단계 조치에 대해 "3단계는 사실상 도시를 봉쇄하는 수준에 해당하는 조치"라며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하고 3단계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정세균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및 수도권 지자체장 등과 긴급 방역대책회의를 열고 3단계 격상 여부 등 현재의 방역 위기 상황에 대해 논의한다. 정부가 내부적으로 3단계 격상 검토에 돌입한 만큼 이 자리에서 전격적으로 3단계 격상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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