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점땐 高성장"…몸값 높아지는 마이크로바이옴

한국콜마 등 기술 도입 잇따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가속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각종 신약을 제조하는 바이오회사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 상용화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없지만 초기 시장을 선점한다면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최근 1주일 새 두 건의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7일엔 바이오벤처 MD헬스케어의 신약 후보물질 MDH-001을 도입해 염증과 호흡기질환 신약 개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회사 고바이오랩의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KBL382와 KBL1027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임상, 허가, 상업화 등 단계별 계약금액이 1840억원에 달한다.LG화학도 지난 4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항암 신약의 권리를 인수한 바 있다. 지놈앤컴퍼니의 항암 신약 GEN-001의 국내·동아시아 지역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사들인 것이다. 국내 벤처회사인 메타센테라퓨틱스도 9월 오명숙 경희대 교수와 파킨슨병 치료제 신약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이날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한국콜마홀딩스의 자회사 한국콜마 제약 부문은 국내 복제약(제네릭) 부문 1위 회사였다. 올 5월 제약 부문을 IMM PE에 매각한 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확장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신약 부문도 초기 단계여서 연구만 잘되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자사 바이옴연구소를 통해 아토피 피부염, 염증성 장질환 등 자가면역질환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물질을 도입한 회사와 전임상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이후 자체 연구를 한다. 이 회사는 8월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 바이옴연구소를 열었다.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은 상용화된 제품이 없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의 등장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8월 미국 신약개발업체 세레스테라퓨틱스가 클로스트리듐 디피실 감염증 치료제 SER-109의 임상 3상 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신약이 임상 3상을 진행해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 몸속에 있는 미생물 집단을 의미한다. 유전체 분석기술과 함께 질병을 고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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