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갱신 전셋값 2배까지 벌어져…정부는 '저금리' 탓

서울 시내 공인중개사무소 밀집지역(사진=뉴스1)
임대차 3법 시행 후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크게 뛰면서 같은 아파트임에도 기존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와 새로 계약서를 쓰는 경우의 전셋값 차이가 2배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세입자들은 새 임대차법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활용해 보증금의 5%만 올려주고 2년을 더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있지만, 신혼부부 등 신규 세입자들은 크게 뛴 전셋값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형편이다.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와 신규 계약하는 경우 보증금 차이가 최대 2배까지 벌어지는 등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에서도 '이중가격'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학군·교통 등을 이유로 실거주 수요가 몰리는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용면적 76.79㎡는 지난달 31일 보증금 8억3000만원(9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76.79㎡는 이보다 2주 전인 지난달 16일 보증금 4억2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불과 보름 만에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에서 전셋값이 2배가량 차이 나는 계약이 이뤄진 것이다.

4억2000만원은 4억원에서 5%(2000만원)를 인상한 값으로, 이 거래는 2년 전 4억원에 맺었던 전세 거래를 갱신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세난이 심각해진 것에 대해 정부는 세대분할·전 정권·저금리를 원인으로 꼽았다. 전세난이 여권이 강행한 임대차3법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김현미 장관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전세난이 임대차 3법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저금리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김현미 장관은 "임대차법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줄어서 시장에 나오는 공급물량이 줄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희도 인정한다"면서도 "그런데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저희가 코로나를 겪으면서 기준금리가 0.5%로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은 "시중에 유동성이 굉장히 많이 몰리면서 전세 대출이 그 사이에 또 급증했다"며 "그러한 것들이 전체적으로 전셋값 상승에 결합되서 나타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금리 때문에 시장에 유동성이 과잉이라 전세대출이 다른 해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고 부연했다.김현미 장관은 지난 6월에는 "저희(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물려받았을 때가 전 정부에서 모든 부동산 관련 규제들이 다 풀어진 상태에서 받았기 때문에 자금이 부동산에 다 몰리는 시점이었다"고 집값 폭등 책임을 전 정부로 돌린 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였던 이유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 때 만든 규제 때문"이라며 "종합부동산세 외에 바뀌지 않고 규제가 지속했던 게 시장에 주는 역할이 굉장히 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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