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단념자 58만명 역대 최악…2030 '일자리가 없다'

구직단념자 58만명, 절반은 '2030 청년층'
7월 신규실업자 60만명…10년 만에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난 7월 구직단념자가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20대와 대학 졸업자 비율이 높아 청년층이 취업시장 한파를 더 혹독하게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고 싶지만…구직단념자 절반은 '2030 청년층'

16일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 7월 구직단념자는 58만명으로 전년 대비 5만5000명 증가했다. 이는 구직단념자 통계를 개편해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구직단념자는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지만 노동시장 문제로 일자리 구하는 것을 포기한 인력을 의미한다. 지난 7월 구직단념자는 2014년(45만5000명), 2015년(48만6000명), 2016년(44만7000명), 2017년(48만3000명)에 4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2018년(54만6000명), 2019년(52만6000명), 2020년(58만명)에 50만명대로 늘었다.

연합뉴스가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7월 구직단념자 58만명을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20대가 19만5000명(33.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세 이상(12만5000명·21.5%), 30대(9만3000명·16.1%), 50대(8만9000명·15.4%), 40대(7만1000명·12.2%), 15∼19세(6000명·1.1%) 순이었다.20대, 30대를 합치면 구직단념자 절반에 가까운 49.8%를 기록했다. 청년층이 취업시장 한파를 더 혹독하게 맞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구직을 단념한 이유로는 '이전에 찾아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를 꼽은 사람이 22만명(37.8%)으로 제일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5만4000명·26.6%),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6만8000명·11.7%), '교육, 기술, 경험이 부족해서'(6만6000명·11.4%) 등이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용시장이 너무 좋지 않다 보니 일자리를 찾다 찾다 포기한 사람이 많아지면서 통계상 구직단념자가 늘어난 것"이라며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7월 신규실업자 60만명…10년 만에 최대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난달 신규실업자도 60만명을 돌파해 같은달 기준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통계청의 구직기간별 실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구직기간이 3개월 미만인 이른바 '신규 실업자'는 1년 전보다 7만3000명 늘어난 60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달 기준으로 2010년(66만1000명)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1999년 통계집계가 시작된 이후 신규실업자가 7월 기준 60만명을 넘긴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80만5000명),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60만명), 2010년(66만1000명)까지 세 차례뿐이었다.지난달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1000명 늘어난 113만8000명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21년 만에 최악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실업자 규모 자체가 7월 기준 1999년 이후 가장 많았는데, 실업 기간이 1개월 정도인 실업자들이 많이 들어온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직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구직활동을 못 하면서 2~4월에 실업자가 감소했었는데 '생활속 거리두기' 전환 이후 이분들이 적극적인 구직활동에 나서면서 5월부터 7월까지 실업자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신규실업자가 늘어난 것과 대조적으로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이른바 '장기 실업자'는 1년 전보다 3만명 줄어든 11만2000명을 기록했다. 7월 기준 2014년(7만9000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가 1년 전보다 50만2000명 늘면서 1999년 이후 최대치인 1655만1000명을 기록한 가운데 장기 실업자들이 고용시장 문이 좁아지자 구직활동을 아예 중단하며 비경제활동인구로 주저앉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실업자 수 급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음식·숙박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종이 위태로워진 것과도 연관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지난달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22만5000명 줄어들어 통계 분류를 개정한 2013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그뿐만 아니라 자영업 비중이 높은 제조업(-5만3000명)과 도·소매업(-12만7000명)도 취업자 수가 크게 줄었고, 교육서비스업(-8만9000명)도 타격이 컸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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