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탈북민, 사각지대 노렸다…강화 철책 밑 배수로로 탈출[종합]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탈북민에 대해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적도 없고, 접촉자로 분류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월북 추정 탈북민의 주민등록 발급신청 확인서. 사진=연합뉴스
군 당국이 최근 월북한 탈북민으로 추정되는 김모(24) 씨가 강화도 일대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강화도 북쪽 지역 일대에 있는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 후 헤엄쳐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탈북민이 3년 만에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고, 군 당국은 탈북민의 월북을 인정했다.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인원(월북자)이 월북 추정 위치를 강화도 일대에서 특정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해당 인원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하고 확인하고 현재 정밀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군 당국은 김씨가 월북하면서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철책을 직접 뚫기보다는 감시 사각지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강화도 북쪽 지역의 경우 이중철책은 물론 CCTV, 감시장비(TOD) 등이 설치되는 등 경계가 삼엄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책 자체엔 과학화경계장비가 설치돼 있지만 배수로의 경우 감시망을 피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의견이 있다. 철책 하단에 있는 배수로에도 기본적으로 물이 통과할 수 있는 형태의 스크린이 설치돼 있지만, 상대적으로 감시 사각지대인 점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풀이된다.

일각에선 통제소에서 화면을 통해 철책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군 감시장비 고장이 났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탈북민에 대해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적도 없고, 접촉자로 분류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확인한 김씨의 마지막 동선은 18일 오전 2시 20분으로 알려졌다. 해당시간 시간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읍 월곶리에 도착 후 택시에서 하차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씨는 하차 후 이름 등이 적힌 소지품이 담긴 가방을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군 당국과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씨는 2017년 탈북할 당시 이용한 교동대교 루트 대신 이번에는 다른 루트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밀·썰물 시간 등을 고려하면 실제 배수로를 통과한 시점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북한이 '19일'이라고 특정한 김씨의 월북 시기에 대해서는 "기상이나 당시에 여러 가지 여건 정밀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김 실장은 전했다.군 당국은 전날 북한 매체들의 보도 후 유력한 월북자로 김포에 거주사던 24세 김모 씨를 특정해 조사 중이다. 김씨로 지난달 지인 여성을 자택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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