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파국 치닫는데 김정은 어디 갔나

대북전단 빌미로 北강경대응…김여정 전면에 나서
남북정상간 직접 담판 '마지막 보루'는 남겨놓은 양상
북한은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고 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측의 연이은 도발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가운데 정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은 열흘째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포착은 이달 7일 열린 노동당 제7기 13차 정치국 회의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정치국 회의에선 남북관계 파국의 구실이 된 대북전단 등 대남 문제에 대해 언급이 없었고 김 위원장도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남북관계는 정치국 회의 사흘 전인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따져물으면서 급랭했다. 그럼에도 당시 정치국 회의에선 비료 생산을 위한 화학공업 발전, 평양시민 생활 향상 방안 등 민생문제만 집중 논의됐다.

이 회의 이후 김 위원장은 김창섭 전 국가보위성 정치국장 빈소에 조화를 보내고 원산 갈마 해안 관광지구 건설 및 조선혁명박물관 개건 사업에 기여한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표했을 뿐, 별다른 입장을 내놓는다거나 대외활동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두문불출 행보' 속에 북한은 2인자 격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전면에 나서 강도 높은 비방전에 이어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 같은 북한의 행보도 결국 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 재가를 받은 뒤 행동에만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김 제1부부장도 지난 13일 낸 담화에서 "나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하여 대적 사업 연관부서들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관계가 크게 악화했지만 추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남북 정상 간 담판'이라는 최후의 보루만큼은 남겨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도 16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전체회의가 아닌 상임위원회로 개최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27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뒤 맞잡은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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