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급 느는데 수요 안 살아나…TV LCD패널 '캄캄'

5월 32인치 패널 가격 8%↓
4월보다 하락폭 더 커져

삼성디스플레이와 LGD
노트북·모니터용에 집중키로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하락세가 심상찮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패널 공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뛰었던 1분기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공급은 정상화됐지만 TV 수요 회복세는 더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7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TV용 32인치 LCD 패널 가격은 4월에 비해 8.3% 떨어졌다. 4월(-5.3%)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43인치 패널 가격 하락폭도 4월 2.6%에서 5월에는 8.0%로 커졌다. 55인치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1.8%에서 4.5%로 낙폭이 확대됐다.업계에서는 TV 패널의 공급은 늘었는데 TV 수요는 주춤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공급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의 후유증에서 벗어난 BOE CSOT 톈마 등 중국 1~3위 업체가 TV용 LCD 패널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 우한 인근에 모여 있는 패널 공장 가동률은 지난달 기준 82%까지 올라왔다.

반면 최대 TV 시장인 북미와 유럽의 수요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가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도 약해지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LC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가격 전망에 대해선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3분기엔 TV업체들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수요 등을 염두에 두고 일시적으로 주문을 늘릴 수 있지만, 4분기부터 수요가 다시 쪼그라들 것이란 분석이 많다. 중국이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국내 디스플레이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업체들은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가격을 신경쓰지 않고 물량 공세를 펼쳤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상반기 중단했던 8.6세대와 10.5세대 대형 패널 공장 증설을 하반기에 본격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 업체들은 TV용 LCD 패널 생산을 줄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까지만 TV용 LCD 패널을 생산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국내 TV용 LCD 패널 생산라인을 노트북, 모니터용 패널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2분기에도 모니터와 노트북용 LCD 패널 가격은 하락하지 않았다”며 “고부가가치 LCD 패널로 라인을 전환하는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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