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픽] 중고차계 진국 'LF쏘나타'…경차 값의 패밀리카

오세성 기자의 [첫차픽] 23회

▽ 편의·안전 사양에도 저렴한 중형 세단
▽ 유지관리 쉽고 사고 시 안전성도 입증
▽ 수수한 외관, 오히려 질리지 않는다?
중고차 시장에서 LF쏘나타가 패밀리카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현대차
특별한 매력 없이 무던하지만 보면 볼수록 됨됨이가 좋은 사람. 흔히 '진국'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중고차에도 '진국'이라 불릴만한 모델이 있다. 바로 LF쏘나타다. 특별히 차별화된 매력은 없지만 모난 구석도 없어 패밀리카를 찾는 이들에게 '진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LF쏘나타는 현재 판매되는 8세대 쏘나타에 앞선 7세대 모델이다. 전장·전폭·전고 4855·1865·1475mm에 축간거리는 2805mm를 확보했다. 8세대 쏘나타에 비해 전장은 5mm, 축간거리는 35mm 짧지만, 8세대 쏘나타의 실내 공간이 에쿠스 초기 모델과 맞먹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7세대 쏘나타 역시 넉넉한 편으로 볼 수 있다. 2.0 가솔린 모델 기준 최고출력은 168마력, 최대 토크는 20.5kg.m로 일반적인 중형 세단의 성능을 보인다.

LF쏘나타는 2014년 출시 당시 전작 YF쏘나타보다 밋밋해진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자동변속기 세팅을 바꿔 성능을 개선했지만, YF쏘나타와 같은 엔진을 사용했다는 점도 시장의 볼멘소리를 샀다. 다만 승차감과 공간, 안전성, 유지관리 편의성 등에 있어서는 전작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내공간을 가늠하는 지표인 축간거리에 있어서도 LF쏘나타는 신형 플랫폼을 적용해 한층 커졌다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보다 10cm가량 길다. 성인 4명이 함께 타도 공간의 부족함은 느낄 수 없는 정도다. 461.5L의 트렁크 공간은 튀어나온 곳 없이 반듯한 내부 덕분에 활용성이 극대화됐다. 완충장치 일부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고 후륜의 경우 싱글 로워 암에서 듀얼 로워 암으로 변경하면서 승차감 역시 대폭 개선됐다.
LF쏘나타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이탈 경보 시스템 등 준수한 안전·편의 사양을 갖췄다. 사진=현대차
편의·안전 사양도 최근 차량에 비해 크게 부족하지 않다. 전방 차량 속도를 감지해 속도를 조절해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이 탑재됐다. 차로이탈 경보 시스템,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2세대 자동주차보조 시스템 등 전작에서 볼 수 없던 기능도 대거 추가됐다.

특히 2015년형과 2016년형의 경우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매년 선정하는 가장 안전한 차 '톱 세이프티 픽'과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든 등급에 7개의 에어백이 탑재되고 1열 충격저감시트, 하체상해저감장치, 시트벨트 안전장치 등이 적용돼 높은 안전성을 자랑한다.

세월이 지나며 경차급으로 낮아진 중고 가격은 LF쏘나타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킨다. 2014~2016년식 LF쏘나타는 국내 중고차가 플랫폼에서 세부 트림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1200만~1500만원대 가격을 형성했다. 경차급 신차에 각종 옵션을 넣으면 가격은 1600만원대까지 치솟는다. 그럼에도 경차가 차급의 한계를 넘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중형 패밀리카의 매력은 무시하기 어렵다. 성인 3~4인이 타면서 짐까지 실을 차를 찾는다면 LF쏘나타의 매력은 더욱 커진다.유지관리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도 LF쏘나타의 매력으로 꼽힌다. 현대차 특성상 부품가가 저렴하고 대다수 정비소에서 수리가 가능하기에 공임 부담도 낮다. 일반부품의 경우 3년 또는 6만km 보증을 제공하기에 보증기간이 끝났지만, 엔진과 변속기는 5년 또는 10만km이기에 차량에 따라서는 보증기간이 남아있다는 점도 유지비 부담을 줄이는데 한몫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과 함께 탈 공간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LF쏘나타가 중고차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시장 가격도 저렴하고 유지관리도 용이해 경제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시 초기에는 기존 엔진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이나 수수해진 외관 등이 단점으로 꼽혔지만, 이는 신뢰 가능한 성능과 질리지 않는 외모를 갖췄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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