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한 소비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주저앉았다. 사태가 100일 넘게 이어지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다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7.6포인트 떨어진 70.8로 집계됐다.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가장 컸던 2008년 12월(67.7)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심리를 매달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인 18.5포인트나 폭락했다.

한은은 4월 조사 결과에 대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더 확산하며 경기와 가계 재정 상황 관련 지수가 모두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경제와 가계의 재정상황, 앞으로의 경기가 지금보다 좋을지 여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답했다.현재경기판단(31)이 7포인트, 향후경기전망(59)이 3포인트 각각 내렸다. 두 지수 모두 2008년 12월 이후 최저다. 현재생활형편(77)은 6포인트, 생활형편전망(79)와 가계수입전망(83)은 4포인트씩 떨어졌다.

소비지출전망은 6포인트 내린 87로 현재 방식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지갑을 열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고 월급인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예상도 늘었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6포인트 내린 58로 2009년 3월(55) 이후 가장 낮았다. 임금수준전망 지수도 7포인트 꺾인 102로 조사됐다.가계부채전망 지수는 99에서 102로 올랐다. 빚이 더 불어난다고 보는 소비자들이 더 늘어났다는 뜻이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한 달 전과 같은 1.7%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변함없었지만 앞으로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에 빠진다고 본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의 6.2%로, 한은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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