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1번가'로 소통…"1번 민원이 영중로 노점상 철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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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영중로 노점상 철거’가 ‘영등포 1번가’ 첫 청원이었어요. 구민들의 실생활 민원을 직접 들을 수 있는 핵심 소통 창구가 영등포 1번가입니다.”
청원공감 횟수 1000 넘으면
구청장이 직접 답해
최근 코로나 피해 청원 많아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사진)은 2018년 취임과 동시에 영등포 1번가를 개설했다. 영등포 1번가는 온라인으로 청원이 올라오고 공감 횟수가 1000명을 넘으면 구청장이 답하는 소통 창구다. 공감 횟수가 1000명을 넘지 않아도 담당 부서 공무원이 답변을 단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같은 식으로 운영되지만 좀 더 실생활에 가까운 청원이 많다. 구청이 미처 챙기지 못한 생활민원이 다수다. 이를테면 ‘인도와 차도를 나누는 펜스를 설치해달라’ ‘가로수 가지치기 후 도로에 쌓아놓은 나뭇가지를 치워달라’ 등의 청원이다.채 구청장은 “영등포 1번가에 올라온 구민들의 민원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영중로 노점상 철거가 대표적이다. 영등포 1번가에 올라온 첫 청원이 ‘영등포역 주변 노점상과 집창촌을 정리해달라’는 것이었다. 채 구청장은 민원이 올라온 지 8개월 만인 2019년 8월 영중로에 늘어섰던 노점상을 정리했다. 노점상 정리를 시작으로 구청 공무원이 답변한 민원은 347건에 달한다. 채 구청장도 노점상 정리를 비롯해 10건을 직접 답변했다.
최근 들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청원도 자주 올라온다. 채 구청장도 이 청원을 계기로 1주일에 2~3회 전통시장 등에서 장을 보며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오늘도 전통시장에서 장을 봤다”며 “오전 11시였는데도 세 곳 중 두 곳은 내가 오늘 첫 손님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채 구청장은 영등포 1번가를 계기로 코로나19로 인한 상인들의 고통을 십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 나가보니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도 중요하지만 당장 폐업 위기에 빠진 상인들이 생계를 유지할 정도는 소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