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AI 용광로' 스마트 제철소…철강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

포스코 기술자가 고로 작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세계 철강업체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철광석 가격 상승이 대외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생산과 선박 발주가 줄어들면서 철강 수요가 급감했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고 원가를 절감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 회복 지연이 예상되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강도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시장지향형 기술혁신과 전사적 품질혁신, 미래 성장 신제품 개발과 적극적인 신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 최고의 수익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포스코는 위기 극복을 위해 △스마트화를 중심으로 한 효율적인 생산시스템 구축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비용구조 혁신 △철강 외 글로벌인프라 사업 확대 등 네 가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먼저 포스코는 인공지능(AI) 용광로를 통해 제철소를 스마트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6년 이후 빅데이터·AI 등의 기술을 도입, 스마트과제 321건을 추진해 작년까지 2500억원의 원가 절감 성과를 거뒀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10년째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 더 나아가 이렇게 확보한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을 국내 중소기업에 전파하며 한국 제조업 강건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포스코는 2014년부터 일찌감치 고부가가치 철강재인 ‘WTP(세계 최고 프리미엄·world top premium)’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포스코 관계자는 “WTP 제품은 시황에 관계 없이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고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성, 시장성, 수익성을 갖춘 우수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WTP 제품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해 2019년에는 1000만t을 넘어섰다. 포스코는 올해도 WTP 제품을 포스코 철강 수익 창출력의 중심에 놓고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포스코의 위기 대응 능력이 빛을 발하는 부문은 원가절감 활동이다. 포스코는 작년 1월부터 CI2020(비용절감 2020·Cost Innovation 2020)을 전사적으로 추진해왔다. 당초 목표였던 연간 2300억원 원가 절감을 3분기 만에 달성했다.

직원의 복리후생을 위한 비용은 감축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원가 절감을 이뤄냈다는 데 의미가 더 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포스코는 CI2020을 통한 원가 절감을 올해도 추진하면서 해외법인에도 비결을 전수해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최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인프라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을 시행했다. 2017년 9953억원이던 그룹 글로벌 인프라 부문 영업이익은 2018년 1조329억원, 2019년 1조1804억원으로 상승했다.포스코 관계자는 “경쟁 우위를 갖고 있는 혁신 제품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며 “미래 수익성을 보장하는 제품, 특히 고강도강과 강건재 고급강 기술개발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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