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환자 대부분에 효능

임상 3상 진행 중인 렘데시비르
미국 시카고대병원 환자 125명 중 123명 퇴원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렘데시비르가 상당한 효과를 보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의료전문지 스탯은 17일 시카고대학병원에서 심각한 코로나19 환자에게 임상시험으로 투여한 렘데시비르가 발열과 호흡곤란 증세를 빠르게 완화시켰고, 처방 1주일 이내에 퇴원한 경우도 상당수였다고 보도했다.
길리어드는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전환해 개발하고 있다. 스탯은 렘데시비르의 효과가 입증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각국 규제당국이 빠르게 승인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대병원은 현재 렘데시비르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신약 개발의 임상시험은 일반적으로 소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1상, 전염병 발생 지역의 다수 건강한 사람에게 접종하는 2상, 발생 지역의 다수 일반인(환자 포함)에게 테스트하는 3상으로 구분된다. 각 단계는 효능과 안전성 검증을 위해 최소 6개월 정도 걸린다.

시카고대병원 임상3상에서 대상자 125명 중 113명은 중증이었다. 이들은 모두 매일 렘데시비르 주사를 맞았다. 시카고대 임상을 주도하는 감염병전문가 캐슬린 멀레인 씨는 내부 회의에서 "전체 대상자 중 두 명만 사망하고 나머지는 퇴원시켰다"고 말했고, 이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스탯이 입수해 보도했다.스탯은 다만 이런 결과가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보여주는 단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상3상이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며, 이번 결과는 처음 나온 것이어서 전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길리어드는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가 현 시점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실험들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라고만 했다.

당초 길리어드는 이달 중 중증 환자에 대한 시험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멀레인 씨는 길리어드가 이미 400명에 대한 결과를 보유 중이며, 언제든 공식 보고서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시카고대병원에 따르면 렘데시비르가 고열 증상을 빠르게 완화시켰고, 대부분 환자가 6일 이내에 퇴원했다. 코로나19 증상이 10일 이상 지속된 환자는 3명 안팎이었다.

길리어드는 현재 전세계 병원·연구소 등 152곳의 시설에서 2400여명에게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169곳의 시설에서 1600여명에 대한 임상2상 자료도 확보했다.

이같은 개발 경과가 알려지면서 길리어드의 주가도 폭등하고 있다. 뉴욕 나스닥에 상장된 길리어드는 16일(현지시간) 2.56% 상승한 76.54달러로 마감했고,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10%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개발 소식과 미국 정부의 경제활동 재개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뉴욕증시 3대지수의 선물도 상승세다. 한국시간 17일 오전 11시 현재 다우선물은 3.56%, S&P500선물은 3.13%, 나스닥선물은 2.12%씩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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