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전화거는 세계 정상들…문 대통령 '코로나 외교' 활발

시진핑 주석 이후 현재까지 13개국 정상과 통화
한국 코로나19 대응 경험· 의료물자 지원요청 쇄도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2020.4.2 [청와대 제공]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글로벌 확산과 맞물려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는 가운데 청와대로 정상들의 전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월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3개국 정상과 전화통화를 했다. 시 주석과의 통화는 코로나19 유행하고 있는 국가 정상 간 임상치료 경험 공유, 방역당국 협력 강화 등 상호 협력 의사를 확인하는 수준이었다.이어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3월5일), 압델 파타 알 시시 이집트 대통령(3월5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3월6일)과 통화는 이 국가들 순방 일정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취소한 것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차원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공식 선언한 지난달 12일 이후부터는 양상이 달라졌다. 세계적 확산세와 달리 한국은 12일부터 신규 확진자가 100명대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상대국 요청으로 통화가 이뤄졌고, 대부분 한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문 대통령에게 "한국 정부가 투명하고 효율적인 방식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는 데 경의를 표한다"며 한국의 코로나19 경험 공유 등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 최소화를 요청했다.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지난달 문 대통령은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20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24일),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24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26일),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27일),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30일),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31일)등 각국 정상들과 통화했다.

이들은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및 치료, 사회적 대응을 높게 평가하면서 임상 데이터 공유, 한국 전염병 전문가와 화상회의, 한국 보건당국과의 대화, 진단키트 등 의료물자 지원이나 수출 등 사항을 요청했다.

이들 정상 간 통화에서 한국이 가시적으로 얻은 성과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의 급진적인 의견 접근 배경으로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24일 밤 통화가 꼽힌다. 당시 한미 정상이 코로나19 협력을 통해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면서 이번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아울러 문 대통령 제안으로 지난달 26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특별화상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담긴 "국가 간 이동과 무역에 불필요한 장애를 유발하지 않도록 지속해서 함께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 역시 문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로 분석된다.

한편 각국의 한국산 진단키트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수출 요청이 35개국, 인도적 지원 요청이 31개국, 수출과 인도적지원 혼합 요청이 24개국, 민간 차원요청이 31개국 등 121개국에 달한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물품 해외진출 지원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국가별 요청현황과 국내 수급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효과적인 인도적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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