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 건강식 '그리팅', 2주만에 10만개 팔려

저염 저당 저칼로리식 요일 지정 새벽배송으로 인기
집에서 요리하기 힘든 건강식 전자레인지로 조리
케어푸드 시장 확대 겨냥 수년 간 준비
집밥이 외식보다 건강에 좋다는 말은 대체로 옳다. 하지만 100% 진리는 아니다. 가령 요리하는 주부가 짠 맛에 익숙해져 있다면 가족 모두가 염분이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 어떤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하며 “칼로리와 당분을 낮춰라”는 충고를 들었다. 그렇다고 막상 가정에서 이 기준에 딱 맞춰 식사를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

현대백화점그룹 식품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지난달 18일 선보인 식단 정기구독 브랜드 ‘그리팅’은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출시됐다. 100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4년을 매달린 끝에 내놓은 케어푸드 제품이다. 케어푸드 소비자 층을 노인·환자에서 일반인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새 브랜드와 상품을 내놨다.
1일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그리팅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10만개가 팔렸다. 하루 8000개 상품이 소비자의 가정으로 배송된 셈이다. 회사의 기대치를 넘는 성과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처음 세웠던 판매량 목표치보다 40% 웃도는 실적”이라며 “매출의 70%는 첫 구매자의 재구매에서 내왔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그리팅 온라인몰에서 저염, 저당, 저칼로리 등 목적에 맞는 음식을 선택하면 지정된 요일에 새벽배송이나 택배로 보내준다. 오프라인에서는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 경기 판교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식품업계는 그리팅 제품 가격이 다른 가정간편식(HMR) 보다 상대적으로 비싸 구매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시중 도시락 가격이 4000~5000원인 데 비해 반찬 6~7개가 든 그리팅 제품의 1식 가격은 8000~8500원이다. 30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부드러운 닭가슴살 콥 샐러드’ 가격은 개당 9000원이다. 저칼로리식인 ‘라이트 식단’을 선택해 1주일에 6끼를 배송받아 먹을 경우 5만1000원이 든다. 예상은 빗나갔다. 출시 초기이긴 하지만 그리팅은 인기를 끌고 있다. 비결로는 △가정에서 구하기 힘든 재료로 만든 다양한 식단 △MSG와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고 자체 개발한 소스 사용 △전자레인지 2분 조리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간편함 △샐러드 등 젊은 층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메뉴 개발 △친환경 포장 등이 꼽힌다.
그리팅은 땅콩새싹, 보리순 등 기존 도시락에서 보기 힘든 150여종의 건강 식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식단을 선보이고 있다. 케어푸드 반찬은 72가지나 된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조리는 배송 전날 이뤄지고 수도권 새벽배송은 ‘팀프레시’라는 전담 업체를 쓴다. 네 귀퉁이만 뜯으면 바로 전자레인지에 조리할 수 있도록 포장을 간편하게 만든 것도 특징이다.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필(必) 환경’ 이슈도 놓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이 상품 포장을 위해 자체 개발한 ‘그린 패키지’를 그리팅에도 적용했다. 국제산림관리협의회의 인증을 받은 종이박스만 쓰고 비닐테이프가 아닌 종이테이프를 사용, 아이스팩도 보냉제가 아닌 물을 얼린 것을 쓴다. 박주연 그리팅사업담당 상무는 “케어푸드가 노인을 위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많지만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이라며 “그리팅의 샐러드 제품은 20~30대 소비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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