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양책에 주춤한 달러 강세…장기 관점서 ETF 등 분할매수를

코로나로 출렁이는 원·달러 환율
지난달 위기땐 1280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통화완화로 전망 엇갈려

달러 예금·ETF·채권 등 상품에
장기투자하면 환리스크 헤지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글로벌 현금인 달러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까지 흔들리면서 “위기 때는 역시 달러가 최고”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강달러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달러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달러ETF 수익률 ‘쑥’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 가운데 달러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올해 수익률은 평균 9.8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ETF 펀드의 수익률(-15.63%)뿐 아니라 달러·금·원유 ETF 펀드가 포함된 ETF(기타) 수익률 평균(-0.64%)을 크게 웃돌았다.

달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 피난처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불안해지면 안전성이 높은 미국 국채와 금에 돈이 몰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선 현금 선호가 유독 두드러졌다. 영국 일본 등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9일 94.8에서 19일 103.6으로 급등했다. 30일 98대로 내려오며 다소 안정된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초 달러당 1150원대에서 지난달 19일 1280원까지 올랐다가 31일 1217원40전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와 같은 강달러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25일 미국 상·하원에서 2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의결하면서 달러 강세는 주춤했다. 달러가 다시 약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달러화는 경기 침체 우려보다 신용경색 위험 완화에 반응하면서 추후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선진국 통화 대비로는 약세, 신흥국 통화 대비로는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반대로 코로나19로 실물 경기 타격이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강달러가 쉽게 누그러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달러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달러 리보금리(3개월)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달러 경색 현상이 충분히 완화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달러 투자는 어떻게?

달러 가치 변동성이 큰 만큼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으로서 달러가 가진 장점을 장기적으로 누릴 만한 상품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장 기본적인 상품은 달러 예금이다. 달러 예금은 만기가 짧을수록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씨티은행은 3개월 만기 달러예금 상품에 연 0.8%, 1년 상품에 연 0.7%의 금리를 주고 있다. 대부분 은행은 6개월 만기 기준 연 1% 내외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만기를 짧게 잡고 금리에 환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찾는 상품이다.최근 달러 보험 가입자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 보험은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보험금도 달러로 받는 만큼 안정성과 환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달러 변동성에 즉각 수익률이 연동하는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다. 달러선물 가격을 두 배로 추종하는 ‘미래에셋TIGER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올 들어 수익률이 30일 기준 10.31%로 달러 ETF 가운데 가장 높다.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9.73%)와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9.44%) 등이 뒤를 이었다. 달러 약세를 전망한다면 달러 인버스 ETF에 투자하면 된다.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 등이 대표상품이다.

달러화 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글로벌 경기 변동성이 커지면 달러화 표시 채권은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커진다. 신흥국 채권이라도 달러화 표시 채권으로 매수하면 환손실 등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