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세척기의 재발견…렌털시장 주력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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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시장 소비자 젊어지며설거지는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걸리는 집안일이다. 한식 특성상 조리용품과 국그릇, 밥그릇 등 식기가 다양한 데다 눌어붙은 밥알은 잘 닦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서구권에선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은 식기세척기가 유독 국내에서는 보편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가전 시장의 소비층이 젊어지면서 식기세척기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식기세척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처럼 삶을 윤택하게 하는 제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위생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영향을 끼쳤다.
'프리미엄' 제품 구매 급증
2년 새 판매량 3배 늘어나
‘기능업그레이드’로 수요 급증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은 30만 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7만 대에 그쳤으나 2018년 10만 대, 지난해 20만 대로 급성장하고 있다. 제품 보급률이 15%에 불과한 초기 시장이라 잠재력이 크다. 이 기세는 최근 더 두드러진다. 전자랜드의 지난해 식기세척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6%, 롯데하이마트의 올 1~2월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 늘었다.
식기세척기 원리는 단순하다. 이물질을 닦고 세제가 섞인 뜨거운 세척수로 기름기를 제거한다. 깨끗한 물을 여러 번 반복하며 헹구고 설거지가 끝난 세척수는 배수관으로 흘려보낸다. 뜨거운 바람으로 건조한 뒤 남은 온기로 그릇을 말린다.그동안 식기세척기가 대중화되지 못한 건 소비자들의 불만족 때문이었다. 수입 제품은 납작한 접시를 닦는 데 특화돼 오목한 한식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가전업체들은 오랫동안 한국형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분사하는 물의 양과 각도를 개선해 세척력을 강화하고 굴곡진 그릇에 맞춰 트레이를 설계했다. 눌어붙은 밥알에서 나오는 전분질을 불려 씻어내고, 물과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등 기술력으로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렌털 효자품목으로 ‘우뚝’이 시장을 선도하는 건 시장 점유율 50%로 1위인 SK매직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 쿠쿠전자 등이 그 뒤를 쫓고 있다. 올초 코웨이가 콘셉트 제품을 선보이는 등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일시불 구매가 많았지만 필터 교체와 세척 등 관리 서비스가 포함된 렌털이 최근 증가세다.
SK매직은 ‘손설거지보다 더 만족스럽게 만들자’며 2년간의 개발을 거쳐 최근 ‘트리플케어 식기세척기’를 내놓았다. 국내 최초로 세척과 건조, 보관 기능을 결합한 혁신적인 시도를 했다. 정수 필터를 넣었고 세척 날개가 이동하며 회전한다. 설거지를 마치면 보관 모드로 전환돼 깨끗한 바람이 환기시킨다. 류권주 대표는 “우리 식문화에 최적화된 한국형 식기세척기를 개발하기 위해 오랜 시간 투자와 연구를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LG전자 디오스 식기세척기는 여러 토출구에서 입체 물살을 만드는 토네이도 날개, 유해균을 제거하는 스팀 등을 탑재했다. 경남 창원공장의 생산 능력은 1년 전보다 두 배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용량을 키우고 성능을 개선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5월 미니 식기세척기로 이 시장에 뛰어든 쿠쿠전자는 최근 6인용과 12인용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코웨이는 하단엔 식기세척기, 상단은 워터 인덕션인 최초의 결합형 콘셉트 제품을 올해 CES에서 선보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