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타다' 결국 멈췄다…'타다 금지법' 국회 통과

국토부 수정안 내놨지만 타다 "베이직 중단"
다음달 예정된 타다 법인 분할계획도 불투명
5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타다 승합차가 주차돼있다. /사진=연합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8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렌터카 기반 호출서비스 타다는 사실상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여객법 개정안은 관광 목적으로 11∼15인승 차량을 빌리되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일 때만 사업자가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법제화되면 현행 타다 영업방식이 사실상 불법으로 전락하는 탓에 타다 금지법으로 통한다.여객법 개정안은 공포 후 1년 뒤 시행되며 처벌은 개정안 시행 후 6개월 동안 유예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합산한 유예기간인 1년6개월 동안 모빌리티 업계와 기여금, 택시총량제 등의 내용이 포함된 시행령 조율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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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 "가능하다" 하는데 운행 중단 선언한 타다…왜?

이날 통과된 여객법 개정안은 국토부의 수정안이다. 국토부는 여객자동차 운송플랫폼 사업의 종류를 규정한 여객자동차법 49조2항의 플랫폼 운송사업 항목에 렌터카를 포함하도록 수정해 '타입(type) 1'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이를 통해 타다도 제도권 내에서 영업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여기에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어 타다가 현행 방식을 고수하지 않고도 사업 계획을 수정하면 얼마든지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4일 타다 금지법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직후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관광 목적'과 '6시간 이내'의 제한 규정을 둔 개정안이 정확히 겨냥한 사업 형태가 베이직 서비스다.

타다 입장에선 1년6개월이 주어진다 해도 현실적으로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베이직 서비스가 불법으로 전락해 사업 영위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타다가 운영하는 차량 1500여대 중 1400여대가 베이직이다.정부 말처럼 제도권 내에서 영업을 하려면 기여금을 내고 택시 총량 내에서 플랫폼 운송면허를 부여받아야 한다. 그러나 적자 운영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타다가 이를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타다는 베이직 운행 중단과 함께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직을 접을 경우 타다가 운영 중인 타다 에어, 타다 프리미엄, 타다 어시스트 등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당장 4월로 예정됐던 쏘카와의 법인 분할 계획도 불투명해진다.

타다의 모회사 쏘카는 타다를 인적 분할해 별도 회사로 분리한 뒤 쏘카는 카셰어링(차량공유), 타다는 라이드셰어링(승차공유)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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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이라 주장하던 타다, 택시업계 반발에 결국 좌초

VCNC는 2018년 10월 렌터카 호출 기반의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를 처음 시작했다. 승차 거부 없는 즉시 배차 등 택시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타다는 2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이용자 172만명, 타다 드라이버 1만2000명 확보 등 뚜렷한 성과를 내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택시업계는 "타다가 혁신을 가장해 불법 콜택시 영업을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2월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어 검찰이 기소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법원은 지난달 1심에서 이 대표와 박 대표에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사법부 판결과 별개로 국회가 타다 금지법을 입법하면서 끝내 멈춰서게 됐다. 일각에선 정치권이 4·15 총선을 앞두고 택시업계의 표심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했다.

다만 사업 추진 및 의사소통 과정에서 타다가 택시업계 반발을 자초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작년 10월 타다가 베이직 1만대 증차 계획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같은해 7월 국토부의 택시제도 개편방안 발표 후 모빌리티 업계와 추진하던 협의 자리를 스스로 걷어찼다는 지적이다.

타다 금지법 또한 타다의 1만대 증차 발표 직후 열린 택시업계 집회에서 박홍근 의원이 대표 발의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우여곡절 끝에 타다는 결국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이재웅 대표는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정부는 혁신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눈물과 자신이 주도한 정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수천명의 드라이버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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