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韓 유통대표주자 신용등급…무디스, 이마트 투기등급 강등

▽ 무디스, 이마트·롯데쇼핑 신용등급 변경
▽ 이마트 신용등급 Baa3→Ba1…'투기등급' 강등
▽ 롯데쇼핑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사진=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국내 유통 대기업의 신용등급 낮추기에 나섰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하고, 롯데백화점과 마트 등을 거느린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다.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를 반영한 조치다.

무디스는 21일 이마트의 신용등급에 대해 기존 등급인 'Baa3'를 철회하고 한 단계 아래이자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Ba1'을 부여했다고 밝혔다.무디스는 등급 강등 이후에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추가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무디스는 "이마트의 수익성과 재무 레버리지(차입) 비율이 지난해 악화했고, 향후 1∼2년 동안 의미 있는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지난해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이익 악화와 조정차입금 증가로 약 6.1배를 기록했다고 무디스는 분석했다. 이는 2018년 4.2배보다 상승한 수치다.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태 확산 속 이마트는 핵심인 대형마트 사업에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무디스는 지적했다. 무디스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과 리스 부채 확대로 이마트의 차입금이 2018년 말 5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약 7조원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올해 1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정도 반영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사진=한국경제 DB)
또한 무디스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기업신용등급은 기존과 같은 'Baa3'를 유지했다.무디스는 "이익 약화와 순차입금 증가, 회계기준 변경 등의 영향으로 롯데쇼핑의 작년 에비타 조정순차입금 비율이 6.1배로 추산돼 전년도(4.6배) 대비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무디스는 "백화점 사업이 전자상거래 업계와의 경쟁심화에 대한 대응력은 대형마트보다 양호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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