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가장 많이 탔는데…"크루즈선 英선적" 변명하는 일본

선사 미국·운항업체 일본…첫 감염 확인은 오키나와
'초기 대응 실패' 비판 고조하자 선적국 따지며 변명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대거 확인된 가운데 일본 당국자가 수긍하기 어려운 변명을 내놓고 있다.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와 관련해 "선적국인 영국이나 미국의 회사가 더 빨리 집단 감염이 되지 않도록 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20일 자 요미우리(讀賣)신문에 익명으로 의견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영국 선적이고 선사는 미국이며 운항을 담당하는 업체는 일본 회사인 카니발 저팬이다.

요미우리는 공해상의 선박에 대해서는 유엔 해양법 조약의 기국주의(旗國主義 )에 따라 선적국이 배타적 관할권을 지닌다는 견해를 함께 소개했다.하지만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선적국이나 선사를 따지는 것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우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는 56개 국가·지역의 3천711명이 탑승했는데 이 가운데 일본인이 1천341명으로 가장 많다.

무엇보다 자국민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먼저 내린 홍콩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이달 1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나하(那覇)항에 기항했으며 이틀 뒤인 3일에는 출발지인 요코하마(橫浜)항으로 돌아왔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내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대두한 시점에 이 크루즈는 일본의 영해에 있었거나 이 배와 가장 인접한 주권국은 일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 초기에 일본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대해 검역을 하는 등 이 선박의 입항 및 탑승자의 하선을 염두에 둔 조치에 스스로 나섰다.애초에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선적국 등을 따지는 분위기는 없었다.

감염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일본 정부의 초기 대응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고조하는 가운데 돌연 선적국을 운운하는 익명 발언이 나오고 있어 책임 회피용이라는 의심을 살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가 크루즈선 등 대형 선박에서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어느 국가가 검역이나 감염 확대 방지의 책임을 질 것인지 새로운 규칙을 만들도록 국제사회에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