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폴리페놀 성분에 높은 카카오 함량…'드림카카오 초콜릿' 제2 도약 나선다

초콜릿은 서구권에선 ‘사랑의 묘약’으로 불렸다. 사랑을 상징하는 디저트로 꼽혔다. 국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선시대 궁중에 처음 들어온 뒤 남녀 간 사랑을 고백할 때 주고받곤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의 메신저’가 됐다.

롯데제과는 국내 초콜릿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나 초콜릿’과 ‘드림카카오’ 모두 이 회사 제품이다. 가나초콜릿’은 1975년 출시된 이후 44년간 국내 초콜릿 시장을 대표했다. 2005년 나온 드림카카오도 카카오 비율이 높은 ‘하이 카카오’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가나초콜릿, 국내 초콜릿 개척자

가나초콜릿의 등장은 의미가 컸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초콜릿 시장은 제대로 된 제품이 없었다. 가나초콜릿이 나오기 이전 국내 초콜릿 시장규모는 약 10억원에 불과했다.

롯데제과는 1975년 첨단설비를 도입, 국내 초콜릿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가나초콜릿 출시로 시장은 빠르게 확대됐다. 다른 과자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 소비량만 봐도 알 수 있다. 1975년 초콜릿 1인당 소비량이 0.5㎏ 미만이었다. 1982년에는 이 수치가 0.64㎏으로 늘었다.가나초콜릿이 44년간 국내 소비자로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은 비결은 지속적인 품질 개선에 있다. 가나초콜릿 품질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된다. 유럽 정통 초콜릿들과 비교해도 맛과 향이 뒤처지지 않는다. 원료부터 가공 단계 등 전 과정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결과다.

가나초콜릿은 제조 시 ‘마이크로 그라인드’ 공법을 쓴다. 모든 원료를 미립자 형태로 갈아 제조하는 방식이다. 초콜릿의 감촉을 부드럽게 하고, 감미로운 향을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다.

재료도 품질이 높다. 아프리카 가나의 카카오콩이 주된 원재료다. 카카오 버터 함량도 높다.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유럽 정통 초콜릿의 부드러운 맛을 재현했다.대부분의 제과사가 반가공된 원료를 들여와 완제품을 만드는 것과 달리 롯데제과는 카카오 원료를 직접 가공한다. 맛을 미세하게 개선할 수 있다.

BTC(better taste&color treatment) 공법도 가나초콜릿의 맛을 좋게 한다. 이 공법은 롯데제과가 1996년 도입한 것이다. 유럽, 미국 등에서 사용하는 공법이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빈을 매스 형태로 가공하는 최첨단 제조기술이다. BTC 공법으로 제조된 제품은 기존 제품에 비해 초콜릿 고유의 향과 풍미, 부드러움 등이 더욱 좋아지고 초콜릿의 색상을 구현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

가나초콜릿은 출시 첫해인 1975년 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2018년 매출은 약 460억원. 국내 초콜릿시장에서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드림카카오로 또 한 번 도약

롯데제과는 2006년 드림카카오로 또 한 번 국내 초콜릿 시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만 해도 카카오 성분이 많이 들어간 ‘하이카카오’ 시장은 형성돼 있지 않았다. 하이카카오가 처음 등장했을 땐 쓴맛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내 적응했다. 여기에 카카오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출은 금세 늘었다. 출시 2년 만에 연 매출은 200억원에 육박했다. 현재는 다소 줄어 약 150억원 수준이다.

드림카카오 초콜릿은 제2 도약을 꿈꾸며 최근 대대적인 패키지 디자인 교체에 들어갔다. 한층 더 세련미를 살렸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존 디자인은 용기 정면에 56%, 72%, 82%의 카카오 함량을 표시했다.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새롭게 변경된 디자인에는 함량 표시 부분을 유지하면서, 폴리페놀 함량 부분을 눈에 띄게 강조했다. 56% 제품에는 한 통에 폴리페놀 900㎎, 72% 제품에는 1220㎎, 82% 제품에는 1420㎎이 들어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드림카카오는 높은 카카오 함량과 폴리페놀 성분이 특징이다. 드림카카오 82% 한 통에 든 폴리페놀은 블루베리와 비교하면 100g당 9배 이상이다.국내 초콜릿 시장 규모는 제과 4사 기준으로 약 1600억원 수준이다. 올해는 이보다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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