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강판 접착 신기술 개발…친환경차 소음·진동 확 줄였다

제28회 다산기술상

대상 - 김정우 포스코 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전기차 엔진 역할하는 구동모터
핵심소재인 무방향성 전기강판
새 접착 방식 '셀프본딩' 개발
올해 다산기술상 대상의 영예는 김정우 포스코 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에게 돌아갔다. 김 수석연구원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구동모터에 특화돼 고속 주행 때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여주는 전기강판 기술 및 제품을 개발했다. 또 국내 부품사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한국 철강 기술 및 부품사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우 포스코 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왼쪽 두 번째)이 연구원들에게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여주는 구동모터용 전기강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친환경차에서 내연기관 엔진을 대신하는 기관은 구동모터다. 구동모터는 친환경차의 차량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모듈로 꼽힌다. 구동모터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이 핵심 소재로, 전기강판의 특성이 차량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구동모터는 얇은 강판(0.2~0.5㎜)을 수백 장 적층해 사용한다.하지만 모터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용접, 인터로킹(맞물림) 등 기존 방식으로 쌓으면 모터 성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용접 또는 인터로킹 방식은 전기강판 표면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철손(core loss), 자속밀도(magnetic flux density) 등 자기적 특성에도 많은 손실을 유발한다. 포스코는 기존 결합방식을 대체하기 위해 접착(bonding) 방식으로 결합하는 ‘셀프본딩 기술’을 개발했다.

셀프본딩 기술은 전기강판 표면에 접착제를 코팅해 생산한 뒤 부품회사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전기강판 낱장을 결합하는 기술이다. 모터의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고속 주행에서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과거 60년간 사용했던 결합방식을 바꿀 새로운 기술로 현재 모터산업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접착제로 사용된 고분자 수지의 두 가지 특성(열경화성 및 열가소성)을 동시에 응용해 전기강판 코팅공정에서의 코팅 특성과 부품사 열융착 공정 시 접착 특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 전기차 구동모터가 고속으로 회전할 때 발생하는 고온에서의 접착력 약화 문제를 나노기술을 접목해 해결했다.셀프본딩 제품이 적용된 구동모터는 고주파 영역(W10/400)에서 전기강판 자기적 특성인 철손 및 자속밀도가 각각 15%, 3% 이상 개선된 것으로 확인했다. 소음·진동의 척도인 NVH(Noise, Vibration, Harshness)도 5dB 이상 개선됐다. 궁극적으로 모터효율과 소음·진동 품질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김 수석연구원이 개발한 전기강판 셀프본딩 제품 및 고객사 솔루션 기술은 포스코뿐만 아니라 국내 여러 산업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김 수석연구원은 독일 마르틴루터-할레비텐베르크대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4년 포스코 기술연구원 전기강판연구그룹에 입사했다. 기술연구원 입사 후 줄곧 전기강판 표면 연구에 매진했다.

2012년에는 인체에 유해한 크롬(Cr)이 완전히 배제된 인산염계 코팅 제품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전기강판 코팅 및 셀프본딩 제품 개발과 관련해 60여 건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김 수석연구원은 “셀프본딩 프로젝트를 같이 수행하는 하봉우 전문연구원을 비롯해 부품사 직원들과 영광을 같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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