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 주장한 화성 8차 범인 "이춘재 자백 고맙다"

"당시 경찰에서 3일간 고문당해
자백 없었으면 사건 묻혔을 것"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복역한 윤모씨(52)는 지난 26일 “나는 범인이 아니고 억울하게 살았다”며 “이춘재가 자백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날 낮 1시30분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12시간 조사를 받았다.

윤씨는 27일 새벽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 경찰 조사를 받을 때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몇 차례 구타당했고 고문은 3일 동안 당했으며 그러는 동안 잠은 못 잤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관들이 강압수사를 부인하는 것을 두고는 “양심이 있으면 당당히 나와서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윤씨가 범인으로 지목됐던 8차 사건은 1988년 9월 경기 화성군 태안읍의 집에서 박모양(당시 13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다음해 당시 22세이던 윤씨를 검거했다. 1심에서 범행을 인정했던 윤씨는 2심, 3심에서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20년을 복역한 뒤 가석방됐다. 윤씨는 조만간 이 사건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수원=윤상연/노유정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