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적자 늪' 빠졌는데…한전·발전 자회사, 인건비는 1228억 늘어"

윤한홍 의원 '국감자료' 공개
대규모 적자에도 성과급 지급
탈원전 정책 여파로 최악의 실적 부진에 빠진 한국전력과 산하 6개 발전(發電) 공기업이 지난 2년간 인건비를 1200억원 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조1000억원대 대규모 순손실을 낸 한전은 작년 한 해 1510억원의 성과급을 임직원에게 준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과 6개 발전 자회사가 10일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회사 인건비 총액은 2016년 3조5265억원에서 지난해 3조6493억원으로 2년 만에 1228억원(3.5%) 늘었다.한국동서발전의 인건비가 1931억원에서 2417억원으로 늘어 증가율(25.2%)이 가장 높았다. 한국서부발전(22.5%), 한국남부발전(13.8%), 한국중부발전(11.5%) 등도 증가율이 10%를 넘었다. 동서·서부·중부발전은 지난해 적게는 80억원, 많게는 350억원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한 곳이다. 이들 7개 회사의 임직원 수는 2016년 4만4030명에서 작년 4만6524명으로 5.7% 늘어났다.

서부발전은 작년 3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50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임직원 성과급 명목으로 지난해 213억원, 올해 104억원을 썼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81억원의 순손실을 보고도 무려 226억원의 성과급을 나눠 줬다.

지난해 이들 공기업에서 연봉 1억원 이상을 받은 임직원은 7130명으로 전년(6539명)보다 10% 가까이 늘어났다. 한국남동발전(28.1%), 서부발전(27.3%), 남부발전(27.2%) 등은 전체의 4분의 1이 넘는 임직원이 1억원 이상 연봉을 받았다.비대해진 ‘몸집’과는 반대로 전력 공기업들의 수익성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전과 6개 발전 자회사의 순이익은 2016년 총 7조1483억원에서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된 2017년 1조4414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작년엔 1조1745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윤 의원은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공기업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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