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철도역사·유휴부지를 相生현장으로…철도시설공단, 창업공간·어린이집 조성
입력
수정
지면C7
옛 서울역사에 '칙칙쿡쿡 1호점'한국철도시설공단이 옛 철도역사와 철도 유휴부지 등 다양한 유형의 철도자산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공간을 제공해 창업할 수 있도록 돕거나 역내에 어린이집을 조성해 기차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육아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공단이 관리하는 철도역사에 공공성이 확보된 공간을 늘려가겠다”며 “사회적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나눔 방식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청년 외식 창업가 적극 지원
경춘선 평내호평역에 어린이집
고잔역 철도고가 밑에 창업공간
청년들의 희망공간 ‘칙칙쿡쿡’한국철도시설공단은 롯데마트와 함께 청년 외식 창업가 육성을 위한 칙칙쿡쿡 1호점을 지난해 12월 옛 서울역사에 열었다. 이 사업은 점용기간이 끝나 국가에 귀속된 옛 서울역사 중 2층 매장을 활용한 것이다. 철도공단은 옛 서울역사를 지역주민과 상생하고 공익에 기여할 공공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에서 접수한 아이디어 131건 중 전문가 평가를 거쳐 칙칙쿡쿡을 최종 선정했다. 칙칙쿡쿡 1호점은 1124㎡ 규모로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고객 비중이 많은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특성을 고려해 한식, 중식, 양식, 분식, 퓨전 등 8개 카테고리로 꾸몄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매장 인테리어 및 설비 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등 매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반을 지원했다. 롯데마트는 외식분야 청년 창업 육성프로젝트인 청년식당의 운영 경험과 유통 노하우를 살려 전문 인력을 구성해 청년 창업가들의 매장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칙칙쿡쿡을 통해 청년 외식 창업가들이 치열한 외식업 시장에 진출하기 전 경쟁력과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서울역사 외 다른 민자역사를 통해 칙칙쿡쿡 확대 운영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역사 내 어린이집 눈길
철도공단은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경기 남양주시 경춘선 평내호평역 내에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철도공단은 자체 사업비 16억5000만원을 들여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맞벌이 부부의 보육 문제를 해소하고, 철도시설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어린이집을 마련했다. 어린이집은 연면적 432.3㎡(실내공간 270.3㎡, 외부 놀이 공간 162㎡)에 3개 보육실, 야외 놀이터 등으로 꾸몄다. 어린이 30여 명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지내고 있다. 철도공단은 앞으로 운영성과를 토대로 다른 역사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다.
철도역 어린이집은 유치원생 어린이를 둔 철도공단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8월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주관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공공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공공상생연대기금은 어린이들이 사용할 교재, 장난감 등 구매를 위해 1억원을 무상 지원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평내호평 어린이집은 공공시설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기여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철도고가 하부에도 창업공간 마련
철도공단은 지난 7월 경기도, 안산시와 함께 전국 최초로 안산 고잔역 철도고가 하부 유휴 국유지에 청년창업공간 ‘경기 Station-G(안산)’를 조성했다. 철도공단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총 2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고잔역 철도고가 하부 유휴부지에 연면적 441㎡ 규모의 이동식 모듈형 건축물 5개 동을 설치했다. 이곳에는 공모를 통해 선발된 13개 예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입주를 완료했다. 지역주민, 예비창업자 등 누구나 이용 가능한 개방형 창업 공간(10인실), 시제품제작소, 회의실, 북카페 등도 마련했다.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창업기업의 애로사항을 무료 상담해 주는 창업상담센터, 3D 프린터 및 DSLR 교육, 1인 미디어크리에이터 교육 등 다양한 창업 지원도 벌이고 있다.
철도공단은 사회적 약자 대상 임대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브릿지 존(bridge-zone)’ 사업도 추진 중이다. 비영리 공익단체·소상공인 등에게 철도 유휴부지를 임대하는 사업이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도 철도시설이 단순 운송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다양한 활용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