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銀 '비둘기 바람'…韓銀도 동참하나

美 이어 신흥국들 금리 줄인하
한은, 추가인하 앞당길 듯
시장선 "10월 또는 11월 내릴 것"
글로벌 경제 침체의 경고음이 커지자 각국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내린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인하 시점을 예상보다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인도 태국 뉴질랜드 필리핀 등 신흥국 중앙은행이 연이어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연 2.25~2.50%에서 연 2.00~2.25%로 10년7개월 만에 낮춘 것을 시작으로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이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블룸버그통신은 “중앙은행 사이에서 ‘비둘기 바람(dovish wave)’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연 5.75%에서 5.40%로 내렸다. 올해 2월과 4월, 6월에 이어 이번 달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낮췄다. 같은 날 태국도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8일에는 필리핀 중앙은행이 연 4.50%에서 4.25%로 내렸다.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통상 0.25%포인트씩 낮추는 ‘베이비 스텝(baby step)’ 관행도 올 들어 깨지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24.00%에서 19.75%로 단숨에 4.25%포인트 내렸다. 브라질과 뉴질랜드도 지난달 31일과 이달 7일 0.50%포인트씩 내렸다.

각국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한은도 추가 금리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내린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에 따라 대응할 (통화정책) 여력이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이달 7일에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필요하면 추가 (통화정책) 대응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관건은 인하 시점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이달 30일과 오는 10월 16일, 11월 29일 등 올해 세 차례가 남아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10월 또는 11월에 내리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의 급랭 우려가 증폭하면서 그 시기가 이달 말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반론 역시 만만찮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원화가치 하락) 와중에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외국인 투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외국계 자금 유출 우려에 한은이 인하 시점을 조심스럽게 저울질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익환/정연일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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