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단호한 대응이냐, 대화 재개냐…문 대통령 '광복절 메시지' 관심 집중

주말 靑 참모들과 방향 논의
한·일관계 분수령…해외서도 촉각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을 맞아 발표할 경축사에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달 반째 이어지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 문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가 향후 한·일 ‘경제전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본뿐 아니라 한·일 경제 갈등을 우려하는 해외에서도 문 대통령의 8·15 메시지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주요 참모진과 광복절 경축사 방향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설문 초안의 큰 줄기는 완성 상태이며 이날은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내부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올해 광복절 경축사가 갖는 각별한 의미를 고려해 문 대통령은 지난달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연설문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이번 경축사의 핵심은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한 문 대통령의 메시지다. 일본이 지난달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 규제에 이어 이달 초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결정을 내린 직후에는 단호한 대응을 강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청와대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지적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일본의 부당함을 언급한 만큼 ‘단호한 대응’ 못지않게 대화 재개에 비중을 둘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2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시작으로 광복절에 앞서 열리는 주요 회의와 행사 발언이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3일 국무회의를 마친 뒤 열리는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나올 메시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두 번의 경축사에서 “과거는 과거사대로 풀어 가면서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으나 2018년 11월 대법원 징용 판결로 오히려 양국 관계는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했지만 일본 정부가 보복에 나선 것 아니냐”면서도 “더 이상의 상황 악화는 양국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최종 메시지를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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