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휴가시즌…사상 초유 '추경처리 무산' 가능성도

與 "이달 말 추경 처리돼야"
野 "원포인트 안보국회 열자"

내달 10일까지 처리 안되면
추경, 역대 최장 '국회 체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소집 요구로 7월 임시국회가 29일 시작된다. 하지만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원 포인트 안보국회’를 열자는 한국당·바른미래당의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의 여름휴가까지 맞물려 사상 초유의 추경 처리 불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임시국회 요구로 29일부터 한 달 일정으로 7월 임시국회가 시작된다. 하지만 여야가 맞서면서 본회의를 비롯한 상임위원회 개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해임안 처리를 요구하며 ‘원 포인트 안보국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추경 예산안과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이 함께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윤후덕 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는 이날 “정부가 예결위 의원들에게 일본 경제보복 추경 예산안 세부안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야당이 보고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다”며 “이달 말에는 추경안이 통과돼 8월부터 집행될 수 있기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정 합의를 위한 물밑 협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지만 휴가 시즌이 겹치면서 협상 동력도 다소 떨어진 상황이다. 문 의장은 29일부터 1주일간,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다음달 5일부터 3∼4일간 휴가를 갈 계획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부터 내달 4일까지 여름휴가를 간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3년째 주최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통일걷기’에 참여한 뒤 29일 돌아올 예정이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권한을 위임받아 주말 동안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는 나지 않았다. 문 의장과 여야 지도부 모두 “언제라도 국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대기’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지도부를 제외한 여야 의원들은 이미 개별 일정에 따라 해외에 나가거나 휴가에 들어갔다.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이날로 계류 95일째를 맞으면서 사상 초유의 추경 무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추경 무산을 전제로 한 ‘플랜 B’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다음달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한 세법 개정안 등의 지원책과 함께 추경 예산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10일까지 추경안이 통과하지 않으면 이번 추경 예산안은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역대 최장기간 국회 체류(107일) 기록을 넘어선다. 추경안 통과 지연으로 중단되는 사업도 늘어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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