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수출바우처'…작년 3305개 기업이 1069억 혜택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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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마케팅 맞춤형 지원 서비스
컨설팅·통번역 등 원하는 메뉴 선택

14개국에 '수출인큐베이터' 설치
사무공간·공동 회의실 등 거점 제공
그래픽=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중소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수출이 중요하다. 한정된 아이템으로 경쟁이 치열한 국내시장에서 경쟁사를 제치고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 세계시장을 공략하면 국내 경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면서 회사 규모를 키울 수 있다. 막상 중소기업이 수출을 시작하려 해도 녹록지 않다. 시장조사, 특허권·브랜드 관리, 전시회 참여, 마케팅 등 복잡한 해외 진출 과정은 산 넘어 산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이처럼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수출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해외 각국에 거점을 마련해 중소기업에 사무실 등 공간을 제공하고, 수출 관련 업무를 지원한다.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수출 유망 중소기업과 연결해주는 박람회도 여는 등 해외 판로 개척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해외 마케팅 돕는 수출바우처

중진공은 수출바우처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 수요에 따른 맞춤형 해외 마케팅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바우처는 다양한 수출마케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온라인 가상증서다. 바우처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조사·일반 컨설팅, 통번역, 서류대행·현지등록·환보험, 홍보·광고, 브랜드 개발·관리, 전시회·행사·해외영업지원, 법무·세무·회계컨설팅, 디자인 개발, 홍보동영상, 해외규격 인증 등으로 다양하다. 중진공이 중소기업에 바우처를 주고, 바우처를 받은 기업이 바우처 메뉴판에서 필요한 서비스와 이를 수행할 기관을 선택해 수출마케팅을 하는 방식이다. 바우처는 국가 지원금과 기업분담금으로 구성된다. 국가 지원 비율은 기업 매출 규모에 따라 100억원 미만은 소요 비용의 70%, 100억원 이상~300억원 미만은 60%, 300억원 이상은 50%로 구분된다.

중진공은 올해 총 2532개 기업에 945억원 규모의 바우처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년도 수출 실적으로 구분해 지원한다. 수출을 전혀 하지 않은 ‘내수기업’은 올해 746곳을 선정해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한다. 10만달러 미만 ‘수출초보기업’은 584개 기업에 각각 최대 3000만원, 10만달러 이상~100만달러 미만 ‘수출유망기업’은 311개 기업에 최대 5000만원, 100만달러 이상~1000만달러 미만 ‘수출성장기업’은 691개 기업에 최대 8000만원을 바우처 형태로 제공한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지정된 기업 중 200곳을 선정해 최대 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지난해엔 1069억원의 예산으로 4개 사업을 통해 3305개 업체를 지원했다. 그 결과 수출바우처를 이용한 기업의 수출은 2017년에 비해 13.5% 증가해 전체 수출중소기업 수출 증가율(2.5%)의 다섯 배를 넘었다. 내수기업이 수출에 성공한 비율은 40.3%였으며 3850명의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수출 해외 거점 제공

해외 진출 중소기업이 현지 거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수출비즈니스인큐베이터(BI) 사업은 1998년부터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은 인력과 비용의 한계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출대행기관을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를 탈피해 독자 수출능력을 키우고 현지 주요 교역거점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이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이다.중소기업의 수출이 많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도시에 수출인큐베이터를 설치해 사무공간과 공동 회의실을 제공한다. 현지 마케팅 전문가와 법률·회계 고문에 자문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미국에는 시카고·로스앤젤레스(LA)·워싱턴DC·뉴욕 등 4곳, 유럽엔 프랑크푸르트·모스크바 등 2곳을 두고 있다. 아시아에는 도쿄·호찌민·하노이·싱가포르·뉴델리·방콕·양곤 등 7곳, 중국엔 베이징·광저우·상하이·시안·충칭 등 5곳, 남미엔 멕시코시티·산티아고 등 2곳, 나머지 지역에선 두바이와 알마티까지 총 14개국 22개 도시에서 299개 실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입주율은 92.0%에 이른다. 면적 12~20㎡ 안팎의 사무공간 임차비용도 첫해에 80%, 이듬해엔 50%를 지원해준다. 중소기업 직원이 단기 출장 시 공유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출인큐베이터 사업에 예산 1195억원을 투입, 4612개 중소기업을 지원해 총 67억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실적이 투입된 예산 대비 63배에 달한다는 게 중진공의 설명이다.

○중기-바이어 연결하는 ‘소싱페어’중진공은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비즈니스 소싱페어’를 5년째 열고 있다. 수출을 원하는 중소기업과 한국에서 좋은 제품을 수입하려는 바이어를 연결해주는 행사다. 지난해까지 4년 동안 2219개사를 지원해 4270만달러(약 494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달성했다. 올해 행사는 다음달 21~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는 뷰티·헬스, 생활용품 등 소비재와 기계부품, 전기·전자 등 산업재 6대 품목을 선정했다. 기존 수출행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글로벌협력관, K-라이프스타일관, 차세대성장관 등 테마전시관을 신설할 예정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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