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업 IPO '흥행 릴레이' 견인…중소형 증권사 '자존심' 세워

최근 수년간 증권업계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업무영역이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 쏠려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순이익이 쪼그라드는 등 어려움에 빠졌다.
이런 환경 속에서 DB금융투자는 높은 수준의 자본 효율성을 자랑하는 알짜배기 증권사로 부상했다. 올 1분기 DB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은 9.2%에 달했다. 하이투자증권(5.7%), 유진투자증권(6.1%), 한화투자증권(7.9%) 등 경쟁 중소형사보다 높은 수준이다.자기자본 규모에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게 ROE 개선의 원인으로 꼽힌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631억원)을 낸 데 이어 올 1분기엔 전년 동기보다 25.9% 증가한 26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순이익이 작년을 뛰어넘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 전망이다.

DB금융투자는 전체 매출(영업수익)에서 IB사업 부문의 비중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DB금융투자의 전체 영업수익(8487억원)에서 IB사업(962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1.3%였다. 전년의 9.3%보다 높아졌다. 이 같은 ‘성적’은 지난 3~4년간 기업공개(IPO) 분야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엔 한송네오텍, 파워넷, 한국유니온제약, 셀리버리 등의 IPO에 잇따라 성공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DB금융투자는 IPO전담 본부를 수년간 운영했는데 중소형사에서는 보기 드문 전략” 이라며 “바이오 비상장 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게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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