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 금리 낮춰야…내게 Fed 총재 해임권 있다"

트럼프 "Fed 총재, 드라기 ECB 총재와 바꾸고 싶어"
"유명치도 않은 이를 Fed 총재로 올려줬는데 나와 기싸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미 중앙은행(Fed) 총재 때리기’에 나섰다. Fed가 지난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Fed 총재를 의장직에서 강등하거나 해임할 권한이 있다”며 “(총재가)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치켜세우면서 “지금 Fed엔 현 총재 대신 드라기가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드라기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유로존 기준금리를 기존 수준인 연 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8일엔 유로존 경제 상황에 따라 양적완화 정책 등 추가 경기 부양책 활용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파월 총재)는 미국이 중국 등과 경쟁할 수 있도록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했다. Fed가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해 시중 달러를 회수하는 보유자산 축소 정책을 두고는 “Fed가 청소기처럼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총재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Fed가 백악관의 연이은 금리 인하 요구를 따르지 않고 있는 것을 두고는 “그(파월 총재)는 본인이 압력에 굴하지 않으며 강한 사람이란걸 보여주고 싶어한다”며 “예전엔 아무도 이름을 몰랐던 이를 내가 자리에 앉혀놨는데, 그가 이젠 나와 기싸움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Fed의 금리 정책을 놓고 꾸준히 불만을 표시해 왔다. 지난 24일엔 트위터에 “Fed는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작년 Fed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면 미국 경제 성장률은 4~5%까지 올랐을 것이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지금보다 수천 포인트는 높았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는 모두 금리를 내리고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와중에 Fed만 고집 센 아이처럼 버티고 있다”는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정치전문매체 더힐과의 인터뷰에서도 “파월 의장이 4년 임기를 모두 채울 자격이 있는지 확실치 않다고 본다”는 발언을 내놨다.

반면 파월 의장은 꼿꼿한 모양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5일 미 외교협회 연설에서 “Fed는 단기적인 정치적 압력을 받지 않는다”며 “Fed는 정치적 독립성을 갖춘 기관”이라고 말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등이 미국과 ‘환율 전쟁’을 벌이려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와중에 파월 의장이 너무 순진하거나 아둔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큰 것”이라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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