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일 2.3兆 소송…로펌 "론스타 이후 최대 ISD 잡아라"

송도국제도시 개발 관련 분쟁
게일 측 대리는 김앤장 유력
정부 측은 태평양·광장 등 경쟁
미국 부동산개발회사 게일인터내셔널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2조3700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한 가운데, 국내 대형 법률회사(로펌) 간 수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2012년 제기된 5조3000억원 규모 론스타 ISD 이후 7년 만에 나온 조(兆) 단위 ISD이기 때문이다.

게일인터내셔널은 지난 11일 “350억달러(약 41조4900억원)의 송도국제도시 개발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20억달러(약 2조3700억원) 규모의 중재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게일 측 변호인은 “한국 정부가 게일 투자의 상당 부분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용해 20억달러 이상의 피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중재의향서 접수 후 90일이 지나면 ISD 절차가 시작된다. 게일과 법무부는 ISD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법률대리인을 선정하게 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게일은 한국 내 대리인으로 김앤장을 선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과의 국내 분쟁에서도 김앤장이 계속 게일 측을 대리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 대리는 태평양과 광장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태평양은 론스타와 쉰들러 사건, 광장은 엘리엇매니지먼트와 메이슨 사건에서 각각 정부를 대리해 경험이 풍부한 편이다. 태평양은 ICC 국제중재법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김갑유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가 팀을 이끌고 있다. 게일과 포스코건설 간 분쟁에서 오랜 기간 포스코를 대리한 경험이 “적을 가장 잘 안다”는 점에서 태평양의 강점으로 꼽힌다. 광장은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 중재법원의 초대 상임위원을 지낸 임성우 변호사(연수원 18기)가 팀을 이끌고 있다. 광장은 김앤장, 세종, 법무부 등에서 하노칼, 론스타 ISD사건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하면서 ‘어벤저스급’ 라인업을 갖췄다는 평가다. 법무법인 세종과 화우 역시 ‘다크호스’다. 세종은 국제통상 전문가인 김두식 경영대표변호사(12기)가 ISD를 챙기고 있고, 화우는 미국 동포의 토지 수용 관련 ISD에서 정부를 대리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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