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지원에만 인색한 韓정부…OECD 35개국 중 29위

GDP대비 예산 비중 0.7% 불과
초·중 지원은 OECD 평균 웃돌아
한국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유독 고등교육(대학교육)에는 재정투자가 인색해 대학들의 자금난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2015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투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35개 회원국 중 29위다. 반면 GDP 대비 초·중등교육 투자 비중은 3.5%에 달해 OECD 평균(3.2%)을 앞질렀다.

한국의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1만109달러(약 1180만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OECD 평균(1만5656달러·약 1820만원)의 64.6%에 불과했다. 한국은 그중에서도 정부보다 민간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았다. 정부 재원과 민간 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36 대 64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은 66 대 31로 정부 재원 비중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초·중등 공교육비는 고등교육 공교육비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같은 자료에서 한국 학생 1인당 초·중등 공교육비는 2만3249달러(약 2670만원)로 OECD 평균(1만8641달러·약 2160만원)을 웃돌았다. 한국 학생 1인당 초·중등 공교육비는 꾸준히 늘어 2017년 발표 자료부터 OECD 평균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정부가 부담하는 비중도 고등교육과 달리 초·중등교육에선 훨씬 높게 나타났다. 한국 학생 1인당 초·중등 공교육비에서 정부 재원과 민간 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87 대 13으로 집계됐다.정부가 추진하는 고교 무상교육이 본격 시행되면 초·중등교육 공교육비와 정부 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고3 학생은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 등이 면제되는 무상교육을 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대학은 의무교육 및 무상교육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초·중등교육에 비해 정부 재원 지원 비중이 작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학들은 고등교육에 투자하는 예산이 초·중등교육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소 OECD 평균 수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 간 교육재정 투자의 불균형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고등교육재정교부금 등 안정적인 고등교육 재정 마련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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