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비결요? 돈 거래 관련 얘기를 피한 거죠"

CEO포럼 20주년 맞은 '21cEF'

"외환위기 다시 겪지 말자"
6명 CEO, 공부모임 의기투합
20년째 포럼을 이어오고 있는 ‘21cEF’ 회원들이 최근 열린 조찬세미나에서 경청하고 있다. /21cEF 제공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40대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당장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경영 흐름을 공유하고 경영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야 제2의 외환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 황태인 토브넷 회장, 고강식 탑경영컨설팅 대표 등 6명의 CEO가 ‘공부하는 CEO 모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1cEF(Executive Forum)’를 열었다.

21cEF는 오피니언 리더 60여 명이 참여하는 20년차 장수 포럼으로 성장했다. 경영·금융·법조·예술계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 회장은 “회원 간 거래관계가 생기면 잡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돈이 오가는 투자나 비즈니스 거래는 가급적 자제하는 게 포럼이 20년간 지속된 비결”이라고 했다.포럼 정기 모임은 매월 세 번째 수요일에 열린다. 각종 경제 현안은 물론 인문학, 문화예술 등 다양한 주제를 정해 전문가의 초청 강연을 듣고 토론하는 방식이다. 회원사를 방문하는 ‘사랑방 모임’이나 골프, 등산, 공연 관람 등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강의 주제는 다양하게 선정한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2019년 세계경제 전망과 미·중 무역전쟁),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남북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전략) 등 전문가와 경제·정치·문화 등 각 분야를 공부한다. 황 회장은 “강연마다 30~40명의 회원이 꾸준하게 참여할 정도로 참석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6명으로 시작한 21cEF의 회원은 60여 명까지 늘었다. 김 회장과 황 회장을 포함해 임기주 한맥그룹 회장, 고영일 KEB하나은행 사외이사, 김정영 에스티아이 대표, 김학수 서현회계법인 부회장 등이 포럼 회장을 지냈다. 현재는 임종렬 제이티 회장이 제10대 회장을 맡고 있다. 김완규 통인그룹 회장, 조동성 인천대 총장 등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오는 6월에는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기획 중이다. 포럼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민호기 리더21 대표는 “20주년 기념 행사에서 포럼 회원들의 이야기를 테드(TED) 형식으로 전할 것”이라며 “김완규 회장의 인사동 스토리나 김효준 회장이 추진한 인천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건립 등을 강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해 포럼의 역동성을 높이는 게 다음 20년의 목표다. 황 회장은 “출범 당시 혈기 왕성했던 40, 50대 CEO들이 벌써 70대가 됐다”며 “40, 50대 젊은 인재들을 적극 초청해 다음 20년을 지속할 수 있는 포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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