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지연에 뿔난 시위대, 퀸 노래 틀고 "맘마미아 렛미고"

당초 브렉시트 예정일에 수천명 런던서 시위…5명 체포되기도
일간 텔레그래프 사설 통해 "총리 사임해야"

29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지지자 수천 명이 브렉시트 지연에 항의하며 런던 중심가를 행진했다.확성기에서는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 가사 중 '맘마미아 렛 미 고'(엄마, 날 보내줘요)가 흘러나왔고, 시위대는 의회를 향해 유니언 기를 흔들며 "탈퇴는 탈퇴"(out means out)라고 외쳤다.
당초 이날은 2016년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돼 있던 날이다.

하지만, 충격완화를 위한 안전장치 등을 담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가 두 차례 부결시키면서 브렉시트 일정은 지연됐다.또 이날 의회는 '탈퇴협정을 승인해 5월 22일 EU를 떠난다'는 정부 결의안을 놓고 표결을 진행했지만 역시 부결됐다.

시위에 참여한 한 은퇴교사는 "많은 사람이 국민투표에서 (EU를) 떠나라고 투표한 사실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며 "오늘은 우리가 떠나야 할 날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이 들고 온 플래카드에는 '정치인들은 소똥에 무게를 둔다', '의회? 쓰레기와 악당이 우글거리는 곳'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하원의 합의안 3차 투표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시위대에서는 산발적으로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신속히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더 커진 데 대한 기대감의 표출이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로이터통신에 "잘됐다.이제 '노 딜'로 가고 있다"며 "그건 우리가 국민 투표한 대로 통제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반겼다.
일부 시위대는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의 모습을 한 인형을 가지고 총리 관저 앞으로 몰려갔다.

늦은 저녁 100여명이 총리 관저 앞에서 "우리는 브렉시트를 원한다"고 외쳤고,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져 5명이 체포됐다.

브렉시트를 두고 영국은 온 나라가 양쪽으로 갈린 모양새다.

지난주에는 수십 만명이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며 런던 시내를 행진했다.이런 가운데 일간 텔레그래프는 30일 자 사설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를 향해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일시 연기 협상 마무리 후 곧바로 물러나야 한다고 논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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