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사설 주차대행 믿지 마세요" 주차위반 해놓고 과태료 '나몰라라'

김포공항 주차대행 이용시 사설업체에게 맡겼다가 주차위반 고지서를 받게돼도 구제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포공항에서 주차대행을 맡겼더니 1주 뒤 주차위반 고지서 2장이 날아왔습니다. 회사 측에 문의하니 선납한 뒤 문자를 남기면 처리해 줄 것이라며 휴대폰 번호 하나를 알려주더라고요. 입금 받을 계좌번호도 알려 달라길래 곧 처리되겠구나 안심했죠."

40대 정 모씨는 3~4주 정도 소요된다던 입금 처리가 두 달이 넘어도 되지 않자 S주차 측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콜센터 직원은 또 다른 번호를 알려주며 '내가 담당이 아니니 그쪽으로 전화해 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직원 또한 "난 콜센터 직원이라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또 다른 번호를 알려줬다.

그렇게 이리저리 연결하기만 수차례.
김포공항 주차대행 맡겼다가 받게된 주차위반 과태료
처음 걸었던 전화번호를 직원에게 안내받고서야 결국 한 사무실에 6명의 직원이 있고 이들은 서로 다른 전화번호를 쓰면서 서로에게 전화를 미뤘다는 걸 알게 됐다.

정씨가 "이렇게 다들 모른다고 하면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 내가 어디에 문의해야 하는지 알려달라"라고 하자 직원이 화를 내며 답했다.

"손님 우리도 몰라요. 이런 전화하는 손님이 너무 많아 짜증이 납니다. 그분들은 소비자보호원에 전화한다고 하시던데 손님도 거기에 전화해 보세요. 지금 바빠서 다른 콜 받아야 하는데 손님 때문에 못 받고 있잖아요." 정씨는 어이가 없었지만 더 얘기해봤자 소용이 없을 것 같아 전화 걸기를 포기했다.

기자가 S주차에 전화해 이같은 사실을 문의했지만 직원은 "나는 재택근무 중인 콜센터 직원일 뿐이라 알지 못한다"라고 답했다. 문의를 할 만한 책임자 연락처를 물어도 모른다는 답만 돌아왔으며 내용을 전달 부탁한다고 얘기해 봤지만 헛수고였다.

입찰을 통해 김포공항 주차대행 허가를 받은 정식 업체는 BM휴먼솔루션 한 곳이다. 공식 대리주차비는 1만 5000원 선이었지만 사설업체에서 받는 요금은 이보다 5000원가량 저렴하다. 일부 업체는 인터넷에 '정식 등록업체', '정식 등록 주차대행' 등으로 거짓 광고를 내며 손님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김포공항 인근에 대형 주차공간까지 마련하고, 김포공항 2층 진입로 초입에 있는 장애인주차구역을 점거해 호객 행위를 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주차공간이 부족하거나 입차가 원활하게 되지 않을 때는 공항 내 도로에 세워두고 방치하는 경우도 잦다. 공항 내 대부분 도로는 황색선이라 주차금지구역이며 이를 단속하는 CCTV 카메라도 6대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교통위반 과태료를 부과 받는 사례가 속출한다.

문제는 이같은 과태료에 대해 사설업체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납하고 연락 주면 입금해 주겠다"고 둘러댄 후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 결국 고객이 지쳐 나가 떨어지게 하는 전략이다.
김포공항 주차대행 맡겼다가 받게된 주차위반 과태료
포털사이트에는 '김포공항 주차대행 과태료' 관련해 "다섯 달째 전화해도 모른다는 말뿐이다", "주차대행 낭패 본 이야기", "절대 S파크 주차 이용하지 말아라" 등의 고발 글이 많지만 주차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공식업체인지 사설업체인지 모르고 당하는 경우가 많다.

정씨 또한 "친구들에게 이번 일을 얘기했더니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과태료를 돌려받았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면서 "홈페이지가 버젓이 잘 만들어져 있어 믿었는데 고객 불편 게시판에 글을 남겨도 연락이 없고 직원이 '당신 때문에 일을 못 한다'고 화를 낸다는 게 정말 황당하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강서구 주차관리자 관계자는 "공항에서 주차대행 운영하는 공식 업체는 한 곳인데 사설 업체가 많다 보니까 비슷한 민원이 여러 차례 있었다"면서 "주차대행 사설업체는 신고사항이지 허가받아야 하는 게 아니라 구청에서 관리할 권한이 없다. 공항 측에서 이 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현수막 등으로 안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공항 내에서는 도로내 황색 선에 주차 못하게 돼 있으며 5분이 지나면 CCTV로 단속되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공식 주차대행 업체인 BM휴먼솔루션 담당자는 "2017년 7개 업체를 영업방해로 고발했다. 그 후 수그러들긴 했지만 여전히 불법으로 공항 내 영업을 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공식업체는 오렌지 제복을 입어 구별하기 쉽다. 실명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 허가받은 별도 영업구역이라 주차 관련 문제가 전혀 없다. 초행 길에 이같은 차이를 모르고 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고 주의를 덧붙였다.공항 경찰대 측은 "3월 1일부터 기존 CCTV외에 과속·신호위반 무인카메라가 추가 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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