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국산 원유 처음으로 수입한 에쓰오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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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이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산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2018년 수입한 원유 2억3552만 배럴 중 191만9000배럴(0.8%)을 미국에서 들여왔다. 97.4%를 차지한 중동산 원유(2억2941만 배럴)에 비하면 미미한 양이지만 업계에선 에쓰오일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이 회사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아람코는 자회사 AOC를 통해 에쓰오일 지분 63.4%를 보유하고 있다.에쓰오일은 미국산 원유 도입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의 미국산 원유 물량이 매우 적은 것을 감안해 실제 생산보다 테스트용으로 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에쓰오일이 들여온 미국산 원유는 초경질원유로 불리는 콘덴세이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덴세이트는 전용 정제설비(CFU)를 거쳐 나프타로 변한다. 이 가운데 중질 나프타를 분해해 폴리에스테르 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을 얻을 수 있다. 국내 정유사와 SK인천석유화학, 한화토탈 등이 미국산 콘덴세이트 물량을 늘리자 에쓰오일도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일부 물량을 도입한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정유사는 원가 경쟁력 강화 및 원료 다변화 정책에 따라 중동산 원유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은 73.5%를 기록하며 14년 만에 70%대로 떨어졌다. 이란산 원유 수입 감소와 북미산 원유 가격 하락이 동시에 작용했다.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운임을 상쇄할 정도로 두바이유와 서부텍사스원유(WTI)의 가격 차가 벌어진 데다 WTI 운임마저 30%가량 저렴해졌다”며 “당분간 미국산 원유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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