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과 시중은행 간 달아오르는 中企대출 시장 쟁탈전

국민銀, 조만간 중기대출 100조
우리銀, 센터장 34명 전진 배치

기업銀, "대형점포 분리·지역밀착
영업 강화해 초격차 유지할 것"
연초부터 중소기업 시장을 두고 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간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시장에서 먹거리가 줄어들자 기업은행의 ‘텃밭’이었던 중기대출 시장을 넘보고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연초부터 중기 영업 전담 조직을 별도로 만들고, 소상공인 및 혁신기업 전용 대출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중기대출 증가율 목표를 7%로 잡고 연초부터 자영업자와 혁신성장기업 대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재무제표보다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벤처 및 청년기업, 일자리 창출 지원 관련 대출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중기대출은 최근 1년 새 8.8% 늘어 조만간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우리은행도 연초부터 지점장 경력 6~8년 이상인 34명의 영업추진센터장을 발탁해 전국 20개 영업본부에 전진배치했다. 중기대출 잔액이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적다. 과거 기업금융에 강점을 가졌던 은행으로서의 면모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법인과 보증서 대출 위주로 중기대출을 4.7%가량 늘릴 것”이라며 “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 상승을 감안해 영업추진센터장과 각 지점 간 협업을 통해 우량 고객 발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기존 기업그룹을 올해부터 대기업그룹과 기업그룹으로 나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기업그룹은 중소기업에다 기존 개인그룹에 있던 소호(개인사업자)까지 담당한다. 신한은행은 특화 상품 및 컨설팅 등 종합적인 기업금융 지원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기업은행은 “중기대출에서 격차를 더 벌리겠다”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전국 17개 대형 기업금융 점포를 분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대형 점포에서 중소기업, 소호, 중견기업 등을 모두 담당했지만 중기만을 떼어내는 점포를 만들어 지역 밀착 영업을 하도록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영업점을 통폐합해 거점점포를 만드는 시중은행 전략과는 정반대다. 기업은행의 지난달 말 중기대출 잔액(개인사업자 대출 포함)은 151조8521억원으로 국내 은행 중에선 독보적이다. 올해는 2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까지 더해 중기대출 자산이 약 10조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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