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비건과 50분 면담…"내실있는 미북 실무협상 기대"

이달 말로 예정된 2차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북한과 실무협상차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50분간 이어진 면담에서 정 실장은 미·북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 측의 입장을 청취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비건 대표의 청와대 방문은 지난해 12월21일에 이어 한달 반 여 만이다.정 실장은 한국 정부가 생각하는 현 단계의 상황평가와 함께 앞으로 해야 할 과제 등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 정 실장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함께 미 측의 상응조치로 거론되는 미북 연락사무소 설치, 인도적 대북지원, 종전선언 등과 관련한 정부의 견해를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대북제재 면제 문제가 걸려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전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중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정 실장은 미북 실무협상이 내실 있게 진행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뜻도 전달했다. 비건 대표는 전날엔 우리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도 만나 의견을 나눴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엔 해리 해리슨 주한 미국대사와도 만나 미북 실무협상을 앞두고 막바지 조율을 거쳤다.비건 대표는 설날인 5일에는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와 만날 예정이다. 미·북 양측은 이번 실무협상에서 2차 정상회담 실무준비 계획과 함께 정상회담 합의문의 문구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 영변 핵시설 페기와 이에 따른 미 측의 상응조치 논의를 집중적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포괄적 핵 신고에 부정적인데다 상응 조치로 제재 완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실무협상이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은 제재 완화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북은 협의 진행 정도에 따라 6일에 추가 협상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북은 지난해 1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수차례 실무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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